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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가정 학습] 유아 악기 교육 어떻게 시작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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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만 7세 이후 시작해도 늦지 않아 유치원 친구인 이성진(7)군과 전사라(7)양은 일주일에 두 번 악기교육을 받는다. 이군은 2년 전, 전양은 3년 전 교육을 받기 시작했지만 악기의 기본이라는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최근이다. 이군의 어머니 이지혜(35·서울 성북구)씨는 “처음에는 북·클래퍼·트라이앵글 등으로 놀면서 음악에 대한 흥미를 갖는 정도였다”며 “피아노를 배울 때 이같은 활동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숭의여대 유아교육과 안재신 교수는 “음악 조기교육이라며 서너 살 때부터 자녀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부모가 많다”며 “본격적인 악기교육은 만 7세 이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는 놀이나 노래로 음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음감·리듬 교육으로 악기를 배우기 위한 토대만 닦아주면 된다는 얘기다. 대신 아홉 살이 지나면 듣기 감각이 쇠퇴하므로 그 이전에 악기를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악기교육은 학습능력과도 연결된다. MYC코리아 연구개발팀 김수현 연구원은 “악기는 양손을 다 사용하기 때문에 좌·우뇌가 골고루 발달한다”면서 “다양한 리듬과 템포로 구성된 음악을 들으면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언어 구사 능력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관악기로 음악에 대한 흥미 유발 악기교육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야 한다. 악기를 시작하기 전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게 하고 동요를 들려줘 소리와 음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 자동차 소리, 새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등을 들려주며 “어느 소리가 좋지?” “어떤 소리가 나니?” 등의 질문을 아이에게 해 소리를 탐색할 수 있게 이끈다. “트라이앵글·캐스터네츠 등 간단한 악기를 이용해 처음엔 엄마가 박자에 맞춰 소리를 내주고, 아이가 혼자 박자를 맞출 수 있게 되면 악기로 놀게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안 교수는 “악기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입으로 소리를 내면 리듬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데는 관악기가 적합하다. 탬버린·북·실로폰 등을 두드리며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면 성취감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근육 발달이나 리듬·패턴을 인지하고, 표현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피아노를 비롯한 멜로디 악기는 만 7세 이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무렵이 되면 어느 정도 지적 능력이 생겨 악보 읽기가 가능해진다. 손가락 근육도 발달해 악기 연주가 쉬워진다. 멜로디 악기를 시작하기 전 리코더나 멜로디언 등으로 음악과 친해진 후 피아노를 시작한다. 바이올린·첼로 등 현악기는 집중력과 인내력이 필요해 자기 조절 능력이 생기는 초등학교 입학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플루트나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는 호흡이 쉽지 않아 고학년 때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싫증나면 악기 대신 율동으로 표현 아이가 악기를 배울 때는 개인 교습보다 여럿이 함께 연주함으로써 놀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연습시간은 시간을 정해 하지 말고 아이가 하고 싶을 때, 하루 10~30분이 적당하다. 지나치게 진도를 나가는 데만 신경 쓰는 부모들이 많다. 김 연구원은 “학부모들은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이 무조건 좋은 줄 안다”며 “한 곡을 충분히 익혀 악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전에 다른 곡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악기 연주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습을 하다 보면 아이가 지루해 할 때가 생긴다. 안 교수는 “이럴 때는 기존 곡을 따라 치기보다 자유롭게 변주하거나 실로폰·핸드벨 같은 악기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같은 가벼운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며 악기 없이 율동으로 표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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