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마트등 소매업계, 직불카드 강요 비자.마스타 카드사에 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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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아무 위험도 없는 직불카드 거래에도 과다한 수수료를 물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이 신용카드업계의 양대 산맥인 비자와 마스타카드사를 상대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소매업체들의 불만은 직불카드의 경우 고객의 은행계좌로부터 대금이 바로 이체되기 때문에 카드회사의 위험부담이 없는데도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거래대금의 1.1~1.3%)를 징수하고 있다는 것.

이번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대형 소매업체인 월마트측이“비자카드가 자사의 직불카드를 신용카드와 함께 취급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독점금지법 위반”이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2월초에는 미국 전역에 1백50만 회원을 가진

미국 소매업연맹(NRF)과 시어즈 로벅등 대형업체들이 비자와 마스타카드를 상대로 같은 내용의 소송을 내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소매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두 카드회사의 불공정행위를 입증,취급카드의 선택 권한을 자신들이 가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비자와 마스타카드측은“상점주인이 우리 회사가 발행한 카드중 어느 것은 받고 다른 것은 안받는다면 카드회사는 심각한 피해를 볼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는 두 카드회사가 가맹점에 대해 다른 회사카드는 취급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카드회사측이 패소할 경우 양사가 입게 될 손실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판결 여하에 따라 미국 카드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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