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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테이프 행방과 내용 당사자 4인의 辯 -도난 주장하는 박경식 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현철(金賢哲)씨가 연합텔레비전(YTN)간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통화내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유출.증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金씨의 통화내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보관하고 있던 서울송파구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朴慶植)씨는 12일“문제의 테이프는 경실련 양대석(梁大錫)사무국장이 훔쳐간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朴씨는“지난달 24일 캐비닛을 살펴보다 뒤늦게 테이프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몇차례 다녀간 적이 있는 경실련 梁국장에게 이를 알렸으며 그때까지만 해도 경실련측이 테이프를 훔쳐갔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경실련 梁국장이 곧 전화를 걸어와“테이프를 훔친 것은 안기부의 소행임이 분명하니 27일 야당 林모의원의 국회발언에 맞춰 현철씨의 비리를 터뜨리는 양심선언을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때 약속했었다고 털어놓았다.朴씨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梁국장이 병원에 찾아와“현철씨의 비리를 잘 아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으니 비리를 폭로하자”고 권유해 거절하자 지난달 20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비디오테이프를 훔쳐갔다는 것

이다.

그는 또 비디오테이프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정오쯤 梁국장이 전화를 걸어와“김현철씨 비서가 뭘 보내왔다.경실련 유재현(兪在賢)사무총장이 당신을 부르니 만나자”고 해 나갔더니 현철씨의 통화내용이 담긴 오디오테이프

를 들려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오디오테이프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비디오테이프를 녹음한 것임을 뒤늦게 알고 兪사무총장에게 항의했으며 兪총장은“우리가 훔쳤는지는 알지 못하나 어쨌든 비디오테이프를 갖고 있다”고 말해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朴씨는 이날 梁국장등 경실련 관계자의 이름을 들먹이며“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나를 이용한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 梁국장은 경찰에 보낸 자필진술서를 통해 지난달 20일 朴씨의 원장실 캐비닛에 보관된 30여개의 비디오테이프 가운데 1개를 朴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들고 나왔으나 내용이 엄청나고 혐오스러운 부분이 있어 폐기했다고 주장해

비디오테이프 증발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제원.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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