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형 연료전지차인 A클래스 F-셀(사진)은 2002년 처음 베일을 벗었다. 2010년 시판할 B-클래스(마이B) 의 기술적 토대를 위한 테스트용이다. A클래스 F-셀은 겉보기에 보통 모델과 차이가 없다. 이중으로 만들어진 차체 바닥 사이에 연료전지와 수소탱크, 배터리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최고 출력 92마력에 최대 토크 21.4kg·m의 전기모터가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14초 걸리며 최고 시속 140km를 낸다. 수소 1L로 23~26㎞를 달리며, 1회 충전에 약 160㎞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충전용 수소가 휘발유·경유보다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도 디젤차를 능가하는 경제성을 지녔다. 그러나 짧은 주행거리가 약점인데 2010년까지 이를 400㎞로 연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15만㎞인 내구 한계도 30만㎞로 늘릴 방침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흔히 보는 무소음 주행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타본 연료전지차는 일반 자동차처럼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붕~’ 하는 소음이 났다. 연료전지로 산소를 보내는 공기압축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수록 엔진 사운드 비슷한 소리가 났다. 만약 페라리나 포르셰 연료전지차가 나온다면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했다.
당장 시판해도 운전자들에게 별다른 이질감 없이 파고들 것 같다. 1886년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를 내놓은 지 120여 년 만에 드디어 차세대 자동차가 나왔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다.
월간 스트라다=박영웅 기자 (heropark@istrad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