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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산본신도시, 5,000여가구 전철소음.진동에 시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군포 산본신도시 무궁화아파트단지 화성아파트에 살고 있는 金모(주부.41)씨는 지난해 6월 이곳으로 이사온 직후부터 신경이 몹시 날카로워졌다.

곤하게 잠들어 있어야 할 오전5시30분쯤이면 어김없이 덜컹대며 지나는 전동차소리와 진동으로 새벽잠을 설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은 金씨 뿐만아니라 안산선 전철이 지나는 화성.신환.목화.무궁화.충무아파트등 10여개 아파트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다.주민들은 하나같이“뻔히 예상했을 소음.진동대책도 없이 신도시를 건설한 정부의 절대적인 책임”이라고 분통

을 터뜨리며“하루빨리 이 구간을 지하화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금정역에서 산본역을 거쳐 안산까지 잇는 안산선 가운데 고가육교방식으로 산본아파트 밀집지역을 관통하는 구간은 금정~도장터널간 총4.38㎞.

88년10월 전철건설 당시 방음벽은 설치됐지만 주변 아파트들이 15~20여층짜리여서 고가전철은 아파트 5~10층 높이로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방음벽은 저층 일부 아파트의 소음만 다소 줄여줄 뿐 별 효과가 없으며 진동은 무방비상태다.

실제로 군포시가 최근 민원이 많은 10여개 아파트에 대한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신환아파트의 경우 기준치(65㏈)를 훨씬 초과한 70.7㏈로 나타나는등 대부분의 아파트가 소음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접피해를 보고 있는 아파트는 5천2백73가구에 1만5천여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심야에 느끼는 체감소음도와 진동도는 낮시간보다 훨씬 크다고 밝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윤병집(尹秉集)군포시교통과장은“전철소음에 따른 민원이 자주 발생하지만 엄청난 예산이 들어 시 자체적으론 엄두를 못내고 있다”며“정부기관이 나서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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