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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고추장도 '브랜드 맛' 시대-3천억원 시장놓고 80여업체 각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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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 집안의 음식맛은 주부의 장담그는 솜씨에 달렸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이제 정말 옛말이 돼가고 있다.

아파트등 거주지의 변화와 여성의 사회진출,편리함을 추구하는 사회환경의 변화로 장담그기는 이제 점차 주부의 손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한장류공업협동조합에 의하면 한국인의 연간 장류 소비량은 간장이 41만㎘,된장.고추장이 약 44만여정도.그런데 이중 약 42% 정도가 장류업체에 의해 제조된 것으로 우리 식탁의 장맛이 주부의 손이 아닌 공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장류업체에서 생산한 장류의 시장규모는 약 3천2백억원으로 업계는 집계하고 있다.이는 95년의 2천8백50억원에 비해 약 12.3% 증가한 것이다.장류업계는 양식의 선호등 입맛 변화에 따라 장류 소비량이 답보상태에 있으나 공장생산 의존도는 나날이 커질 것으로 보고 당분간 장류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고급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겨냥한 대형 업체들의 시장진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특히 94년 장류업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됨에 따라 2백여개까지 난립했던 장류업계는 현재 80여개의 중.대형 업체들로 재편되는 판도변화를 보이고 있다.

산분해 간장 성장주춤 고가 양조제품 증가세

◇간장:한국인의 한해 간장 소비량은 41만4천3백㎘.이중 18만㎘가 공장생산 간장으로 채워지고 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96년 간장 판매액은 9백85억원으로 전체 장류시장 3천3백억원의 30.8%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9백38억원

)대비 5.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장은 재래식(한식)간장과 양조.산분해.혼합간장등으로 분류된다.

양조 간장은 곰팡이를 이용해 6개월간 숙성시킨 것으로 향미가 우수한 장점이 있다.향기나 색상이 중요시되는 회나 나물무침에 주로 쓰이며 상대적으로 고가다. 염산을 이용한 단백질 추출로 2~3일만에 숙성이 가능한 산분해 간장은 단맛.구수한 맛이 강하나 향미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혼합 간장은 양조와 산분해 간장을 일정비율로 섞은 것으로 주로 불을 이용한 볶음류나 찌개류에 다량 사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분해및 혼합 간장이 시장 소비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웃 일본의 경우 96%가 양조 간장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한국시장도 머지않아 고가품의 양조 간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현재 간장류 시장은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샘표간장이 업계 선두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오복(18%),몽고(17%),미원.삼양(각 9%)이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간장제조업은 생산기간도 길고 설비비가 많이 드는 장치산업으로 점차

대기업 위주의 시장판도가 형성되고 있다.간장업계는 잦은 유해성분

시비에 시달려 현재 판매량은 둔화돼 있으나 양조 간장등 고가품 출시로

시장의 활로를 트고 있는 상태다.샘표간장의 양조 간장 501S.701등이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생산중인 간장중 양조 간장은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샘표의 위의

두양조 간장은 연간 88억원어치 이상 팔리고 있다.

혼합 간장으로는 역시 샘표의 금F3가 연간 2백45억원어치 판매돼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사과즙첨가 고추장등 맛 차별화 경쟁 활발

◇고추장:여타 장류에 비해 다양한 제품개발이 이루어져 신수요를

창출,장류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전국적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 식품업체들이 최우선적으로 참여를 고려하고 있어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인의 한해 고추장 소비량은 약 16만.그중 시장제품은 8만으로

공장공급률이 높은 편이다.고추장은 지난해 1천2백52억원어치가 팔려 전체

장류시장의 39.1%를 차지했고 전년대비 14.1%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가정용인 소형 포장이 5백1억원,식당소비용인 15~18㎏짜리가

7백51억원어치가 팔려 가정용의 시장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고추장시장은 미원이 30%,삼원이 27%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진미가

20%,삼호물산의 옹가네 고추장이 7%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고추장류업체의 약 60%는 종업원 20명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제일제당

.풀무원.삼화식품.동원등 대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앞으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소비자들은 고추장의 매운맛과 단맛으로 맛의

차이를 두고 있는데 신선한 원료와 장의 색상이 품질과 선택을 좌우하고

있으며 대부분 당화고추장

생산으로 기울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맵지 않은 고추장 개발과 한국식품개발원에서 개발해

청풍농협에서 생산하는 생홍고추장,그리고 사과즙을 45% 넣은 재영물산의

사과고추장 생산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판매가 활발한 미원의 임금님표 순창고추장은 고추장의 본고장인

순창에서 좋은 물.원료.풍토를 바탕으로 재래식 기법으로 발효시켜 만든

전통찹쌀고추장이라는 것을 부각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삼원의

태양초고추장 역시 태양초만 쓴

다는 원료의 차별성을 강조해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다.

구수한 맛 살리기등 전통맛 재현에 한창

◇된장:된장은 장류중 가장 으뜸가는 건강 유지식품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알칼리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노화방지에 효능이 있다는 믿음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은 연간 28만의 된장을 소비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공장생산

의존도는 36%(10만)로 고추장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장류중 공장제품에 대한 소비자 품질 만족도가 가장 낮은 품목이라 할 수 있다.공장제품은 전통 재래식 된장맛을 되살리지 못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고추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며 품질을 선도하는 업체가 아직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2~3년사이 제일제당.동원.해표.풀무원.사조.삼호물산등

종합식품회사들의 참여가 러시를 이뤄 시장의 활성화와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는 판매된장을 구수한 맛과 짠맛,원료인 콩의 차이,숙성도의

차이를 인식해 기호에 맞는 것을 고르고 있다.

현재 된장시장은 삼원이 22%를 차지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미원.진미가 각 17%,신송 11%등 4개 회사가 시장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콩과 소맥분을 70대30 비율로 섞어쓴 미원의 임금님표

순창조선된장은 찌개나 국을 끓이면 매우 구수하고 된장 고유의 맛이 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지난달부터 유통기한을 기존의 18개월에서 12개월로

축소,위생적이고 신선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쌈장.청국장등 호평 작년 21.9% 高성장

◇혼합장:쌈장이나 청국장등이 여기에 포함된다.이 시장은 지난해

3백40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려 전년(2백79억원)대비 21.9%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장류시장에서의 구성비는 10.6%에 불과하지만 장류시장의 성장세를 리드하고 있는 셈이다.

풀무원이 제일기획 마케팅팀에 의뢰해 소비자 반응도를 조사한 결과 시판 쌈장을 선택하는 이유는'입맛에 맞아'(34.4%),'만들지 못해서'(16.6%),'짠맛이 적당해'(11.0%)로 앞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장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삼원의 경우 96년 매출 7백20억원중 고추장 50%,된장 30%,쌈장 20%를 차지할 정도로 쌈장 참여를 늘려가고 있다.

또 풀무원쌈장에 대한 인지도는 대단히 높은 편으로 현재 전체 시장의 약 13%(약 44억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풀무원 총생산량(2천52)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설명>

장담그는 가정이 줄어들고 공장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가자 장류업계가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은 롯데백화점

식품부. 〈임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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