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톰슨CSF 부사장 올리비에 라파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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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우그룹의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실패를 프랑스 국민들의 민족적 자존심의 발동이나 프랑스정부의 그릇된 정책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들었습니다.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오해입니다.”

파리의 톰슨그룹 본사에서 만난 올리비에 라파예(사진) 톰슨그룹 아태담당 책임자(톰슨CSF 부사장)는 대우의 실패는“기본적으로 톰슨의 장래 위상과 관련,대우와 프랑스정부의 엇갈린 시각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프랑스정부는 톰슨 멀티미디어를 향후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을 담당할 첨단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대우그룹은 그러한 확신을 프랑스정부에 심어줄만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

게다가 양쪽의 시각차이로 정식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언론이 확실한 사실 확인없이 대우의 톰슨인수를 보도해버리는 바람에 올바르지 못한 여론조성의 결과를 낳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은,드골 시절 일본을'트랜지스터장사의 나라'로 불렀던 것과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하지만 이미지 관리도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않은 분위기에서 이미지 개선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말이다.

라파예 부사장은“한국인들도 최근 프랑스의 진보적 이미지와 TGV등과 관련,프랑스를 오만한 나라라고 오해하는 듯하다”며“동아시아와 유럽의 중심국인 양국은 경제협력에 있어 먼저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앞으로 톰슨멀티미디어는 국내외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지 프랑스정부의 기본전략대로 대폭적인 투자를 통해 21세기 세계 최고수준의 전자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파리=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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