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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서산 도비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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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바람에 실려온 갯내음이 발밑에 뚝뚝 떨어진다.너른 들판을 발아래 두고 군데군데 송림이 우거져 있다.섬처럼 송림이 일렁거린다.산모퉁이를 돌아온 서해바람이 벌써 삽상한 시원함을 전해준다.완연한 봄이다.아지랑이 사이로 나른한 오후가 기지개를 켠다.

천수만(서산시부석면)은 지난 77년 A.B지구의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대규모 간척지로 변했다.특히 빠른 유속과 간만의 차가 높은 이곳 물막이 공사에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폐선을 이용한 것은 한국건설사에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서해를 끼고 있는 서산시에는 2백~3백의 야산이 올망졸망 모여있다.등산객들의 잣대로 잴 때 산다운 산이 없는 편.그러나 산들이 낮은 만큼 잔잔한 재미가 있다.

도비산(3백52.충남서산시부석면추평리)은 서산시에서 연암산(4백41.고북면)과 팔봉산(3백62.팔봉면)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정상에 서면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안면도.간월암.수덕사등 관광명소가 주변에 산재해 봄철 가족 산행지로

적격이다.

산행 들머리는 추평리 부석사 입구.이곳에서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를 따라 30여분을 올라가면 부석사에 닿는다.등산로는 이곳에서 부석사~도비산 정상~석천암~부석사를 도는 순환코스와 부석사~정상~산동리로 이어지는 두가지가 있다.

부석사(충남 문화재자료 제195호)는 신라 문무왕 17년(677년)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등산로는 부석사 뒤로 이어진다.

급경사길을 20여분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15분정도 걸어가면 바로 정상이다.정상에 오르면 천수만간척지를 비롯해 너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서해바다가 손짓한다.

산동리코스는 정상에서 동쪽능선을 따라 1시간30분정도 오르내리면 된다.순환코스는 동쪽능선을 따라 5분정도 걸어가면 왼쪽에 석천암으로 이어지는 코스.석천암에서는 서산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석천암을 끼고 20분정도 계곡으로 내려가면 산허리를 뚫은 임도를 만난다.이 길을 따라 30분정도 걸어가면 부석사에 닿는다.총 산행시간은 어느 코스를 이용하나 3시간 미만.

도비산 인근 가볼만한 곳으로는'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마애삼존불(서산시운산면용현리.국보 제84호)이 손꼽힌다.1㎞쯤 올라가는 지점에는 통일신라시대말~고려초에 창건됐다가 임진왜란직전 소멸됐다고 하는 보원사터(사적 제316호)와 보원사지 5층석탑(보물 제104호)이 반겨준다.

이밖에 충무공이 초급장교로 10개월간 근무했던 해미읍성과 천주교도의 순교지가 있어 우리의 옛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다.

▶교통편=남부터미널(02-700-2929)에서 서산행 시외버스가 오전6시40분부터 오후7시1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소요시간 3시간.요금 6천8백원.

서산~부석간 시내버스(0455-65-0555)가 오전6시15분부터 오후8시1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있다.20분 소요.요금 4백80원.산동리에서는 서산행버스가 오전6시45분부터 오후6시5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요금은 4

백80원. 〈서산=김세준 기자〉

<사진설명>

서산 간척지의 너른 들판과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도비산은 주변에 볼거리도 산재해 봄철 가족 산행지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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