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고문' 기용으로 여권 대선주자 긴장-민주계후보 代打인가 관심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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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수성(李壽成)전총리의 신한국당 고문기용으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교수시절부터 유명한 마당발로 통해온 그가 과연 프로들이 운집한 당(黨)에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지 설왕설래가 한창인 것이다.

李고문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대통령을 할)능력이 없고 당인이라는 의식도 아직 없다”고 경선참여 가능성등을 일단 부인했다.또한 고문 기용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피했다.

“총리를 그만두겠다고 몇번이나 대통령에게 말했고 받아들여지지 않길래 떠나더라도 다른데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일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고문 기용에 대해 상의가 없었으며 미리 알았다면 분명히 안한다고 했을 것”이라고도 말

했다.

그러나 그는“대통령이 누가 되는가 보다는 누가 되든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그는 또“어떤 자리에 가든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인생을 살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도 이처럼 경쟁에서는 한발 빠지면서도 가능성은 남겨놓는 특유의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그와 가까운 한 신한국당의원은“李고문은 다른 주자들과 달리 당분간 개인사무실을 낸다든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그러나 입당인사

등을 겸해 소속의원들을 폭넓게 만나볼 것”이라고 설명했다.서울고.서울대 법대 학맥과 TK(경북칠곡)출신이라는 지역배경,특유의 친화력을 무기로 한 그의 이같은 활동은 다른 주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계가 독자주자를 내지 못할 경우 李고문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다른 주자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최형우(崔炯佑)고문이나 김덕룡(金德龍)의원이 중도에서 포기하게 될 경우 李고문은 훌륭한

제휴대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李고문 입당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이회창(李會昌).박찬종(朴燦鍾)고문측은“대표도 아닌 이상 대중적 지지도가 하루 아침에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들과는'거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진영에선 李고문이 검증을 받으면 달라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실언이나 돌출행동으로 자충수(自充手)를 둘 수도 있고,다른 주자들의 견제를 받다보면'과대포장'된 부분이 걷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김윤환(金潤煥)고문측도“서울에서 자란

李고문의 TK대표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이와함께 이홍구(李洪九)대표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그는 5일 당무회의에서'고별사'로 이해되는 발언을 했다.그러면서“향후 당과 국가를 위해 힘닿는대로 적극적 자

세로 임할 계획”이라고 거취를 밝혔다. 〈오병상.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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