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旅毒 풀어주는 맥주 한모금-각국 맥주와 퍼브 문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여행지에서의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은 긴장과 여독을 풀어 주는'산소'같은 존재다.

여행지에서는 다국적 맥주보다 그 지역 특유의 맥주를 마셔 보는 것이 좋다.그 지방사람들의 입맛뿐만 아니라 문화와 정서도 스며 있기 때문이다.또한 여행지의 퍼브나 비어 하우스는 보통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그곳에서는 보통사람들의

체취를 가까이서 맡을 수 있다.여행지별 맥주와 퍼브문화를 소개한다.

◇독일=맥주의 본고장 독일은 마을마다 특유의 맥주가 있다고 보면 된다.종류만 6천~7천가지에 맥주회사만 1천2백여개가 있다.남쪽지방에서는 주로 부드러운 맛을 내는 알콜농도 4.5% 정도의 맥주가,북쪽지방에서는 약간 쌉쌀한 맛을 내

는 5% 정도의 맥주가 인기다.전국적으로 유명한 맥주로는 뢰벤브로이.호프브로이.벡스.바르슈타이너등이 있다.

일반맥주집에서는 생맥주를 주로 팔고,병맥주나 캔맥주는 여행용으로 즐긴다.독일에서 맥주의 참맛을 즐기려면 생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다.생맥주 한잔 값은 1천~1천5백원으로 그야말로'물값'수준이다.

◇영국=맥주를 마시는 장소인 '퍼브'는 퍼블릭 하우스의 준말로 영국의 수도 런던은 퍼브만 5천여개에 달할 만큼 퍼브문화가 발달한 도시다.

런던의 퍼브에서 가장 인기있는 맥주는'베스트 비터 에일'과'뉴캐슬 브라운 에일'.영국인들은 알콜농도 3~3.8%의 가벼운 라거(순하고 빛깔이 연한 맥주)보다 4~6.5%의 스타우트(독한 흑맥주)같은 맥주를 좋아한다.베스트 비터 에

일이나 뉴캐슬 브라운 에일은 진한 구릿빛의 맥주로 맥아향기가 물씬 풍겨 나는게 특징.

런던의 독특한 퍼브문화를 체험하려면 런던의 대표적 퍼브들을 둘러보는'런던 퍼브 워크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매주 금요일 오후7시30분부터 지하철 템플역에서 출발하는데 런던의 유서깊은 퍼브를 둘러보고 그 기원과 영국맥주의 이야

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요금은 4파운드.예약이 필요없으며 지정된 장소에 시간에 맞춰 나가면 가이드가 안내한다.영국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3-1509.

◇호주=호주에는 포엑스(XXXX)라는 맥주가 유명하다.영국인들이 호주에 처음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에게 맥주를 선물했다.그후 원주민들은 맥주의 맛에 반해 영국인들만 보면 땅바닥에 맥주병을 그리고 병 한가운데'beer'라는 단어 대신

'XXXX'를 표시해 맥주를 달라고 했다고 한다.

포엑스맥주의 유래는 이렇게 생겼다.포엑스 외에 호주인들이 선호하는 맥주론 빅토리아 비터와 투이즈 올드비터가 있다.이들 맥주는 알콜 함유량 4.9%의 부드러운 라거맥주다.흰 거품이 풍부한 것이 특징.

호주의 퍼브는 위층은 숙소로,아래층은 술집으로 돼있는 경우가 많다.시드니의 킹스 크로스에 다양한 퍼브들이 모여있다.호주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9-8927.

◇캐나다=캐나다가 자랑하는 맥주는 카로니.캐나다의 빙하를 녹인 물로 만든 맥주로 무공해를 자랑한다.이밖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맥주는 라바트.이 맥주 역시'물좋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맥주다.캐나다 맥주는 색이 엷고 약간 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알콜함유량은 5~8%.밴쿠버와 캘거리 도심지에는 대형 퍼브들이 많이 있다.캐나다관광청 서울사무소 02-753-2605.

◇일본=일본의 대표적인 맥주로는 기린 라거맥주가 있다.아사히의 슈퍼드라이맥주,삿포로 흑라벨맥주,산토리의 모르츠맥주가 기린라거 맥주를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일본에서는 대중이 음료수처럼 마시는게 맥주다.음식점에 들

어가면 앉기가 무섭게 종업원이“뭘 마시겠느냐”고 먼저 묻는다.이에 일단 맥주를 한잔 주문하고 나서 음식과 메인 술을 시키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일본관광진흥회 서울사무소 02-732-7525.

◇대만=대만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맥주는'대만맥주'다.대만맥주의 알콜 함유량은 9~11%로 다른 나라 맥주보다 훨씬 독한 것이 특징이다.퍼브보다 저렴한 비어 하우스가 있는데 1인당 6천원정도면 맥주 1병과 안주가 제공된다.

◇기타=미국은 버드와이저,폴란드는 필스너,덴마크는 칼스버그,아일랜드는 기네스(흑맥주)가 있다.멕시코의 코로나는 보리와 선인장 향을 가미한 테킬라맥주다.네덜란드에는 하이네켄이 있다. 〈이순남 기자〉

<사진설명>

퇴근후 맥주를 마시는 뮌헨 시민들.여행지에서의 맥주 한잔은 여독을 풀어주고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