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 모나리자.대전 모나리자.대구 쌍마, 상표 같이쓰는 화장지 라이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같은 업종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경쟁하는 세 회사가 서로 똑같은 상표를 쓰고,이중 두 회사는 심지어 회사 이름까지 똑같다.물론 군소업체들 사이에 흔히 벌어지는 상표 도용이나 유사품 차원의 상황이 아니다.

화장지업계의'모나리자 삼각편대'로 알려진 신호그룹 계열의 ㈜모나리자,대전에 본사를 둔 같은 이름의 ㈜모나리자,대구에 위치한 ㈜쌍마등 3개사가 그 주인공들이다.원래 한 기업에서 분할된 것이라 최근까지 일부 협력관계가 유지됐으나 올해

부터는 완전경쟁에 들어갔다.이들 3개 기업의 모태는 76년 4월 형제인 변태섭.자섭씨가 쌍마화장지를 만들던 권영화씨와 공동으로 대전에 설립한 ㈜모나리자.당시 내놓은'모나리자 수퍼100'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유한킴벌리의 맞수로

떠올랐고,78년 전국적인 판매망 확대방안의 하나로 회사 분할이 결정됐었다.

형인 태섭씨는 본사에 해당하는 대전의 ㈜모나리자를 바탕으로 충청.호남지역을 맡고 동생은 서울에 경마제지(이후 모나리자로 변경)를 설립해 서울.경기.강원지역을,권영화씨는 대구에 쌍마제지를 세워 영남지역을 총괄하는 것이었다.생산.판매

를 별도로 하는 독립회사들이지만 상품은 똑같이 만들고 상표(모나리자)도 공동으로 사용키로 했다.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 회사는 이내 자리를 잡았고 이후'모나리자 땡큐'와'모나리자 굿모닝'까지 공동으로 내놓으며 탄탄한 협력체제를 과시했다.

그러나 95년 5월 서울 모나리자가 경영권을 신호제지에 넘겨'딴 식구'가 되면서 마찰이 시작됐다.기존의 지역분할 체제와 관계없는 신호제지는 판매망을 전국으로 늘렸고 이에 따라 제품의 제조회사와 가격이 서로 다른 사태가 전국에서 벌

어지기 시작했다.

회사들간에 몇차례 대책회의가 열렸으나 실패로 돌아가면서 대전 모나리자가 같은해 서울영업본부를 설치,맞공격을 시작했다.올 들어선 그나마 협력관계가 유지되던 대전 모나리자와 대구 모나리자의 관계마저 멀어지기 시작,대전 모나리자가 부산

에 영남영업본부를 설치(2월1일)하면서 완전 전면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