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제도 있다고 강력범죄 줄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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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사형 제도가 강력·흉악 범죄를 낮출 수 있다는 학술적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 법무부가 매년 공개하는 통계에 의하면 사형을 집행하는 주보다는 집행하지 않는 주에서 강력 범죄 발생률이 낮습니다.”

세계적인 사형제 폐지 전문가인 피터 호지킨슨(사진) 영국 웨스트민스터대 산하 사형제연구소 소장은 9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세계인권 선언 60주년인 10일을 맞아 사형제 폐지에 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사형은 ‘삶에 대한 권리’라는 인간의 최대 기본권을 빼앗는 제도”라며 “편견을 지닌 사법부, 배심원, 불합리한 사법제도, 경찰의 부주의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사형에 처해질 경우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2003년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 방문한 호지킨슨 소장은 “아직도 한국에서 160가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데 대해 놀랐다”며 “베트남은 이를 29개에서 12개로 줄였으며,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도 사형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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