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붓 만드는 일만 40년 인생 권영팔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전통적인 붓 만드는 일을 전수하고 싶지만 컴퓨터시대에 사는 젊은이들이 누가 힘든 붓 만드는 일을 배우려 하겠습니까.”

문방사우의 하나인 붓 만드는 일만 40년 이상 해온 권영팔(權寧八.73.경북예천군예천읍상리.사진)옹.權옹은 붓 만드는 일을 전수해 전통의 맥이 끊이지 않토록 하고 싶지만 붓을 만들려는 젊은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예천붓'은 조선시대부터 유명해 權옹도 필장(筆匠)으로 널리 알려졌던 김성태(金星太)씨로부터 일을 배웠다.스승인 金씨와 權옹이 만든 붓은 60년대까지 전국 상인들의 손을 거쳐 각 고을의 유림과 서예학원등으로 팔

려나가면서'예천붓'의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점차 붓을 쓰는 사람이 줄면서 예천에서 붓을 만들던 10여명의 기능공도 하나 둘 다른 직장으로 옮겨가고 오직 權옹만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붓을 만들고 있다.그는“붓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를 구하

는 것으로 소털인 우이모(牛耳毛)와 양모(羊毛).족제비털등 5~6가지의 짐승털을 사용하지만 족제비털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가격은 재료와 용도에 따라 다르나 자루당 5천원에서 비싼 것은 20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權옹은“3년 정도만 배우면 혼자서도 좋은 붓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천=김선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