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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지역 私學 신설 저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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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제'육영(育英)사업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학교를 세우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학교를 꾸려나가기도 예전같지 않은 탓이다.

과거에 누렸던 사학(私學)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25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90년부터 지금까지 부산지역에서 설립된 사학은 대덕여고.예문여고.부일외국어고.대진전자정보고.브니엘여고등 5곳 뿐이다.초.중.고교를 통틀어봐야 새로 생긴 사학이 한해 한곳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이는 80년대까지만 해도 많을 때는 한해 몇곳씩 신설됐던 것과 비교하면 사학 운영자를 찾기 힘들어진 최근 현실을 뚜렷이 반영하는 것이다.실제로 85년의 경우 용인고.부산대저고.학산여고.부산외국어고등 4곳이,86년 대명여고.경원고.

부산예술고등 3곳이 문을 열었으며 87년에는 양정고.덕문여고.경혜여고.사직여고.경일정보여고등 5곳이나 새로 탄생했다.

이들 사학은 대학입시때도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는등 부산지역에서 명문고로 자리잡았으며 이같은 사학설립 붐에 힘입어 부산시내 인문계고교(과학.외국어고 포함)74곳중 43곳(58%)이 사립일 정도로 한때 사학의 전성시대를 맞기도 했었

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사학 신설이 극히 저조하자 부산시교육청은 해마다 공립학교 6~10곳을 신설하고 있는데,올해도 중학교 4곳,고교 3곳등 7곳을 신설했다.

경남에서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90년이후 홍명고.삼일여고.울산예술고(이상 울산소재)와 경남예술고(진주).양산여고(양산).김해중앙여고등 6곳 뿐이다.

특히 대구에서는 90년이후 신설된 사립 초.중.고교가 하나도 없다.교육청 관계자들은“학교 하나를 세우는데 대도시에서는 최소한 1백억원이상 들고 땅 구하기도 힘들어 학교를 운영하려는 사람이 드물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전교조 활동이 두드러진 80년대 후반부터 이같은 현상이 더욱 깊어졌다”며“재단이사장이 예전처럼 교원인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분위기이고 권위도 실추되는등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의 교육환경이 선진국 수준으로 다가가려면 아직도 학교가 지금보다 2배는 더 있어야 하는 실정이어서 뜻있는 지역유지들이 학교를 많이 지어주면'선진교육'이 그만큼 빨라지는 것이다. 〈부산.대구.창원〓정용백.김상진.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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