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自社株 매입 급증-이달 631억 순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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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업들이 최근들어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만 해도 1천7백4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던 기업체등 기타 단체(개인투자자나 외국인,기관투자가를 제외한 투자자)는 11월 3백54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선 뒤 12월 3억원,1월 7백3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늘렸다.

이달 들어서도 24일 현재까지 순매수가 6백31억원이다.

지난 1월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2월엔 투신사가 각각 최대 순매수세로서 매기를 복돋워왔다면 기업들 역시 지난해말부터 꾸준히 자사 또는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같은 기업의 주식 매집 확대는 우려했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시도가 자꾸만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실제로 외국인투자자의 미도파 주식 매집에 시달린 대농그룹은 결국 계열사인 대농중공업등을 동원,미도파

주식을 16.55%나 사들였다.미원그룹도 지난해말부터 홍콩계 자본이 세원 주식을 13%가량 매집하며 M&A설이 퍼지자 지난 20일 세원주식 21만주(7.74%)를 사들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최근 기업들이 M&A설에 휘말린 계열사 방어를 위해 사들인 주식 매집량이'기타 단체'의 순매수 규모와 맞아떨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이성희 M&A팀장은“지분을 늘리는 방법으로▶공개매수▶시장내 매집▶전환사채(CB) 발행등 세가지 방법이 있으나 많은 기업들이 지분방어를 위해 계열사나 관계사를 동원한 장내 매집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이같은 이유로 개정 거래법이 시행되는 4월까지는 기업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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