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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학생과 화상수업하는 안산 강서고교생들

중앙일보

입력


헤드셋을 끼고 미국에 있는 원어민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영어실력이 쑥쑥는다.

화상수업하는 학교
 안산 강서고교는 1년 여 전부터 호주 자매결연 고교와 화상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27일 오전에도 화상수업이 진행됐다. 김새롬(16)양은 반팔 차림의 호주 학생들이 이상했는지 날씨를 물었다. “How’s the weather in Australia?” “It’s hot.” 애들레이드시의 해밀턴고교 남학생이 “호주는 남반구에 있어 한국과는 계절이 정반대”라며 “지금은 여름이라 반팔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 생긴 금발남학생의 설명에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진짜 잘생겼어, 내 이상형이야”라고 소곤거리는 여학생들도 있다. 이다형(16)양은 “수업은 몇 시에 끝나냐”고 질문했다. 해밀턴고 로라 교사가 “대부분 오후 3시면 끝난다”고 답하자 아이들은 “좋겠다”며 부러워했다. 화상수업에선 문학·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정해 교사와 함께 수업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소개한다. 지난 시간까지는 호주의 시를 읽으면서 호주문학에 대해 공부했는데 오늘은 프리토킹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해밀턴 고교는 정규학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때마침 해밀턴 고교를 방문 중인 일본 학생들도 화상수업에 동참했다. 차송이(16)양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배우가 누구인지 묻자 일본학생들은 “배용준과 원빈”이라고 답했다. 한류열풍을 실감한 아이들은 “우와, 신기하다”며 감탄했다. 내친 김에 일본 학생들에게 간단한 일본어 인사말도 몇 개 배웠다.
박문식(42)교사는 “원어민 교사가 하는 영어수업보다 화상수업이 더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화상수업은 외국 친구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면 아이들은 부담을 느끼지만 또래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에는 흥미를 보인다. 새롬양은 “화상수업을 할 때는 공부를 한다기보다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 같다”며 “외국의 문화나 생활 등을 배우게 되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떨려서 질문도 못했는데 몇 번 해보니 영어에 자신이 생겼다”며 웃었다. 하민지(16)양은 “호주친구들이 진짜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 신기하다”며 “화상수업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박 교사는 “외국의 인터넷 상황이나 IT기술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이라 아직까지 완벽한 연결을 보장할 수 없는데다 시차나 비용 등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향후 필리핀·중국 등 더 많은 나라와 화상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외국어 수업 외에도 대학교 특강 등을 연계해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화상강의 시작한 학원들
학원들도 다양한 화상강의 콘텐트를 내놓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전화영어서비스 스피쿠스는 12월부터 주니어 화상영어 프로그램 ‘랭스턴 (www.langstern.com)’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 명문보딩스쿨(사립기숙학교)의 토론식 학습 시스템을 제공하는 랭스턴은 미국 교사자격증을 보유한 현지 교사 출신 강사와 1:1 토론수업이 가능하다. 과제나 작문은 웹사이트에 올리는 즉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게 해뒀다. 한성호(12·신기초6)군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교재에 재미있는 이야기와 유용한 정보가 많아 국제중 면접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자랑했다.
 한솔 e-차이나로(www.e-chinaro.com)는 한솔교육과 오프라인 중국어 학원 ‘차이나로’가 결합한 이러닝 중국어 사이트로 북경 화상 센터 원어민 교사와 수업을 진행한다. 단순히 교사와 얼굴만 마주보며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화상 수업 창에 단어장이나 발음 기호 등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 HSK 8급 이상의 중국어 실력을 갖춘e-튜터가 교육 전 과정 동안 학습 평가 및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수강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오페이스(www.geoface.com)는 영어·일본어·중국어 화상 강의를 동시에 제공한다. 검증된 명문대 출신 강사들이 발음과 문법을 철저하게 교정해준다. 실시간 화상대화가 가능한 솔루션은 전자칠판·교재 업로드·웹 공유기능까지 두루 갖췄다. 교재를 따로 살 필요 없이 mp3나 동영상 형태로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사진_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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