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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i, 메가스터디 꺾고 ‘인강 지존’ 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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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고교 온라인 교육사이트 시장은 EBS 온라인 강의(EBSi)와 메가스터디가 4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EBSi와 메가스터디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4%와 19.3%인 것으로 분석됐다. 4% 남짓 EBSi의 점유율이 높은 것이다. EBSi가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수험생들은 메가스터디의 강의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본지가 전국 수험생 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 결과다.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 강의를 묻는 항목에서 언어·수리·외국어의 영역별 상위 5명에 메가스터디 강사가 7명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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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i 강사는 4명이었다. 수험생들에게 후배에게 추천하고 싶은 강사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8월에 발표된 교육개발원 위탁연구 보고서 ‘EBS 수능강의 성과 분석 및 개선 방안 연구’도 비슷한 결론을 내고 있다. 보고서는 올 4~5월 전국의 수험생 1만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수험생들의 EBSi 강사에 대한 만족도는 3.5점(5점 만점)이었다. 수험생들은 EBSi강의가 다른 사교육업체에 비해 부족한 점으로 ‘수준별 맞춤식 강의 부족’(2987명) ‘지루하고 딱딱한 강의’(2853명) ‘기본 원리나 개념에 대한 콘텐트 부족’(2148명) 등을 꼽았다.

2004년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EBSi가 이런 평가를 받는 원인은 강의 시스템 때문이란 지적이다. 4년간 EBSi에서 언어논술 강사로 활동해온 김영준씨는 “수험생들이 외면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문책하는 시스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0회 이용한 강좌나 10만 번 이용한 강좌나 똑같이 취급하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어떻게 기간에 맞춰 많은 편수를 제작할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EBSi 강의 경험이 있는 사교육업체 스타강사 A씨도 “사교육업체에서는 강사들이 하루에 1~2개씩만 강의를 찍는데 교사들은 학교에서 조퇴한 뒤 하루에 4~5개씩 몰아 찍는다”며 “(교사들의) 성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 출신 강사들은 홍보 부족 등 일부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EBSi의 공적 역할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BSi 강사인 충북여고 장희민(언어) 교사는 “내신 위주인 고교 1·2학년 강좌에 수능 강좌를 보완해야 한다”며 “그러나 중상위권이 대상인 사교육업체와 달리 EBSi는 하위권 등 다양한 아이들을 위한 강의를 만드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EBSi=인터넷 강의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에 대항하기 위해 2004년 교육부가 주도해 만들었다. 고교 내신과 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한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 온라인 공교육이라고도 불린다. 홈페이지는 www.e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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