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요 공항에 테러 경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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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도 주요 공항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공항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첩보 때문이다. AP통신은 4일 뉴델리· 벵갈루루·첸나이 등 인도 주요 공항을 목표로 한 공중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에 따라 중무장 병력들이 특별 경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뉴스전문 채널 NDTV도 같은 날 “테러범들이 9·11과 같이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각 공항 주변에는 여러 겹의 방어망이 펼쳐져 있다. 공항 이용객들은 청사로 들어가기 전에 일일이 짐 검사를 받고 있다. 인도 북부 럭나우시 공항 경비를 맡고 있는 경찰 책임자 브리즈 랄은 “공항 청사로 들어가려면 여섯 단계의 보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공군도 바짝 긴장해 있다. 팔리 호미 소령은 “우리는 언제나처럼 (만약의 사태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인도, 테러 배후자 거명=AP통신은 4일 익명의 인도 관리들 말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파키스탄의 테러 단체 ‘라시카르-에-토이바(LeT)’ 지도자 2명이 뭄바이 테러를 지휘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거명된 사람은 LeT 지도자 자키 우르 레먼 라크히비와 LeT 카슈미르 지역 책임자 유수프 무잠밀이다. 인도 관리들은 생포된 테러범 모하마드 아즈말 아민 카삽이 “라크히비가 이번 작전에 나를 기용했다”고 증언했으며, 그가 뭄바이로 잠입하기 위해 인도 어선을 빼앗은 뒤 무잠밀과 위성 전화로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추모집회, 반정부 시위로=3일 뭄바이의 상징적 건축물인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에서 열린 테러 희생자 추모집회에 모인 2만여 명의 시민은 한목소리로 무능한 정치권을 질타했다. 인도 정부가 테러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음에도 막지 못했고, 사건 발생 직후에도 우왕좌왕했다는 것이다. 일부 참가자는 “정치인은 모두 목을 매달아야 한다”는 등 원색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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