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디자인으로 유럽서 돌풍-在佛디자이너 오준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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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찍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 가구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가구회사들과 잇따라 상품화 계약을 하는등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구디자이너 오준식(吳俊植.28)씨.잠시 짬을 내 런던의 가구계를 살펴보러온 그를 런던에서 만났다.吳씨는 지난해말 프랑스 주간지 레벤망 송년호를 통해 지난해 디자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선정돼'80년대 표현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법이 들어있는 가구를 디자인한 촉망받는 디자이너'라고 소개됐다.

吳씨가 가구디자이너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95년 파리사무용 가구전시회에서'크레데 뉘앙'이란 소파를 출품하면서부터다.은행이나 호텔 로비용 소파로 디자인된 크레데 뉘앙은 종전의 딱딱한 직각형 소파에서 탈피해 소파에 앉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편리하도록 고안한 작품. 이 작품은 미국 가구회사 모빌리에 인터내셔널과 상품화 계약을 해 오는 4월부터 세계 각국에서 시판된다.또 96년에는 프랑스 디자인진흥연구회'비아'가 외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吳씨를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해 각 전시회에 출품은 물론 TV인터뷰등의 언론 홍보비용까지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디어가 돋보이거나 외면이 화려한 디자인보다 유용성이 뛰어나면서 생명력이 긴 가구를 만드는게 소신입니다.그리고 여건이 되면 디자인박물관을 하나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1월 열린 프랑스국제가구전에서도 그는'아고라'란 소파를 출품해'사람의 움직임에 가구를 맞춘 작품'이란 호평을 들으며 인기를 모아 프랑스 가구회사 스완사와 단숨에 상품화 계약을 했을 정도로 그의 주가는 상승일로.그의 또다른 작품인'파즘''사블리에'등도 현재 프랑스.이탈리아 가구회사들과 상품화 계약을 위해 교섭중이다.

그의 가구작품이 상품화 계약이 맺어져 판매되면 가구당 5%의 지분을 받게 되는데 대개 10년,길게는 50~60년동안 세계 곳곳에서 사용될 것을 고려하면 디자인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현실성 있어 보인다.그는 오는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디자인센터에서 열릴 프랑스 가구디자인전 참가준비로 요즘 파리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하고 92년 프랑스로 유학온 吳씨는 지난해 프랑스 국립장식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이 학교의 연구과정에 있으면서 프리랜스 가구디자이너로 활동중이다. [런던=신용호 기자]

<사진설명>

프랑스서 96년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오준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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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데 뉘앙'.인연이라는 뜻을 가진 이 가구는 은행이나 호텔 로비용

소파로 미국 모빌리에와 상품계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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