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총장,'운명론'으로 홍인길의원 설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YS 대리인과 감옥으로 가는 YS 집사장간에 벌어진 고함과 눈물과 포옹의 한판 실랑이.신파극 소재같지만 이는 실제로.한보대(大)비극'의 한복판에서 민주계 배우들이 벌였던 냉혹한 현실극이었다.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총장은 홍인길(洪仁吉)의원이 검찰로 끌려들어가기 전날인 9일 오후 적막이 감도는 시내 호텔방에서 그와 1시간반동안 마지막 대좌를 가졌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측근들에 따르면 姜총장은 이날 지역구인 마산에서 올라온 직후 분당집에서 칩거하던 洪의원을 찾았다는 것이다.姜총장은“나는12대 초선때부터 洪의원과 가까웠기 때문에 인간적 정의(情誼)에서 위로하기 위해 만났다”고 설명했다고 한다.아 울러 그는 洪의원이 가지고 있는 불만이 오해임을 강조했던 것같다.
실제로“나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외쳤던 洪의원은 이날의 만남전까지 여권핵심부에 원망과 섭섭함을 표할 정도로 저항이 심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그의 이름이 언론에 누출된 배경에 대해 그는 적잖이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姜총장이 주변에 털어놓은 얘기에 따르면 이날의 담판에서 洪의원은 처음에는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언성을 높이며 상당한 흥분을보였던 것같다.그는 여러 얘기를 했는데 요점은“나는 돈도 정력도 민주계를 위해 다 써왔는데 왜 희생양이 되어 야 하느냐”는억울함이었다는 것이다.
姜총장은“검찰수사에서 나타난 현실적인 운명”이라는 운명론으로위로했다고 한다.그는“가혹한 읍참마속(泣斬馬 )만이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이며 洪의원의 혐의가 나온 것이 피할 수 없는바로 그 운명”이라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姜총장은 특히“무슨 의도가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오해며.의도적 누출설'에 대해서는 여권도 불쾌하게 생각해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설명으로 洪의원의 오해를 풀려 했다고 측근은 전했다.1시간반 긴장된 시간이 흐른후 洪의원은 운명론 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리한 것같다고 姜총장은 측근에게 말했다.
〈김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