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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선 발송중단 명령 잇따라-정크 이메일 외국의 사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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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근까지 가상공간은 정크 이메일의 천국이었다.가상공간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클릭 한번으로 수천~수만통의 전자우편을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비용이 들지 않을뿐만 아니라 규제방안도 없었다.하지만 지난해말 미국 필라델피아 법원에서 이 와 관련한 역사적인 송사(訟事)가 벌어져 그 결과는 사이버 스페이스 질서확립의 시금석(試金石)이 될 전망이다.
고소인은 가상공간에서 전자우편 발송을 대행해주는 사이버 프로모션사.피고소인은 미국 최대 온라인 서비스사인 아메리카 온라인(AOL).
사이버 프로모션사는 수십개 업체로부터 광고를 의뢰받아 AOL가입자 1백만명에게 하루평균 70만건의 광고 전자우편을 매일 발송해왔다.
가입자들이 이 전자우편을 열어보느라 들인 비용은 모두 합쳐 연간 2백만~6백만달러.PC통신 접속상태에서 전자우편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접속요금이 늘어나 가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했다.
때문에 AOL은 사이버 프로모션사의 전자우편 발송을 지난해 9월초부터 전격적으로 차단했다.PC통신사가 특정 회사의 전자우편 발송 영업을 임의로 차단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이버 프로모션사가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자유로운 상거래를방해하는 것이 오히려 불법”이라며 곧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1심에선 사이버 프로모션사가 이겼지만 AOL의 항소로 열린 항소심에서는 뒤집혀 현재는 AOL측이 일단 앞선 상태. 법원은.가상공간에선 자유로운 영업활동보다 네티즌들의 불편해소가 우선해야 한다'는데 힘을 실어주었다.
이 판결 이후 사이버 프로모션사의 전자우편 발송을 금지하라는명령이 미국 지방법원에서 잇따라 내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호제이 지방법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콘센트릭 네트워크사의 가입자에게 상업성 전자우편을 보내는 사이버 프로모션사에 전자우편 발송 중단 명령을 내렸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지방법원에 널리 퍼 진 셈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에는 정크 이메일을 비난하는 각종 웹사이트가 개설돼 사이버 광고업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사이버 프로모션사는 상고를 추진중에 있다.현실세계에서 홍수를 이루는 각종 광고전단을 가상공간에서만 규제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이들은 자유로운 정보유통이라는 인터넷의 기본정신도 들먹이며“ 법적 제재에도 불구,전자우편을 계속 보내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최종심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눈부시게 팽창하는 사이버 스페이스의 새 질서를 마련할 이정표로 기록될 이번 송사의 결과는 이제 막 가상공간이 꽃피기 시작한 국내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종윤 기자〉 미국의 JCR 디자인 앤드 컨설팅사의 정크 이메일 반대 홈페이지(http://www.mcs.com/ jcr/junkemail.html).대처법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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