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 최악 … 이달부터 줄줄이 감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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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동차 월별 내수 판매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국내에서 7만4200대를 팔았다. 이는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0년 이후 설날 연휴로 일주일을 쉰 2005년 2월(7만1886대)을 빼면 사실상 최저치다. 실물경기 침체에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할부금융 위축으로 구매 계약을 하고도 취소가 많아졌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1일 감산에 돌입했다. 내년 1월 4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GM대우 인천 부평2공장 입구가 한산하다. [인천=연합뉴스]


지난달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기아자동차의 경차인 모닝(7596대)이 오른 것이 이채롭다. 상반기만 해도 2000만원 전후인 쏘나타·아반떼 등 준중형급 차가 베스트셀러였다. 소비 침체로 연료를 덜 먹고, 값이 싼 경차가 1위에 오른 것. 경차·소형차만 전년 판매 수준을 기록했을 뿐, 중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는 전년 대비 30∼50% 떨어졌다.

◆내수 최악=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3만5902대 ▶해외 19만830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해외는 8.2% 증가했지만 내수는 무려 34.4% 줄었다. 내수는 외환위기 이후 파업 등을 제외한 정상 영업을 했을 때로는 최저치다. 해외에서는 올해 연산 30만 대 규모의 2공장을 완공한 중국·인도 공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10월부터 해외공장은 가동률 70%를 넘지 못했다.

기아차는 신차 효과가 이어져 ▶내수 2만6145대 ▶해외 10만7362대를 팔아 비교적 선방했다. 내수는 완성차 5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7% 증가했다. 해외는 4.5% 줄었다. 내수 시장점유율은 35%로 93년 7월(37.2%) 이후 15년4개월 만에 35%를 넘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 6001대 ▶수출 530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내수·수출이 각각 20.7%, 10.8% 줄었다. 그나마 호조였던 수출이 유럽경제 불황으로 감소한 것이 치명타였다. 유럽 전략차인 QM5 수출이 급감했다.

GM대우는 ▶내수 4537대 ▶수출 5만7719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6.9%, 수출은 24.9% 급락했다. 러시아·동유럽에 수출하기로 했던 5만 대의 물량이 취소된 여파를 그대로 받은 셈이다.

쌍용자동차는 비상이다. ▶내수 1632대 ▶수출 2203대(CKD 포함)로 외환위기 이후(정상조업 기준) 최저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59.2%, 64.8% 줄었다. 이 회사는 직영판매점이 하나도 없는 독립 딜러라 내수 타격이 더 심했다.

◆감산 번져=현대차 경남 울산, 전북 전주, 충남 아산의 국내 전 공장이 이달부터 주말 특근과 잔업을 대부분 중단했다. 수출이 호조인 울산 3공장(아반떼·i30 생산)을 제외하고 국내 전 공장이 특근·잔업을 중단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싼타페·베라크루즈를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은 정상근무 시간(8시간)까지 줄여 주·야간 각각 4시간만 근무한다. 지난달부터 울산 5공장(제네시스·투싼 생산)의 특근을 중단한 데 이어 감산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전 공장이 이번 주부터 주말 특근을 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이런 조치로 이달만 월 생산물량의 12%인 2만 대를 감산한다.

기아차도 SUV 라인 위주로 특근·잔업을 중단했다. 카니발(경기도 소하리공장), 소렌토·모하비(경기도 화성공장), 스포티지(전남 광주공장) 생산라인이 대상이다. 월 평균 생산 물량의 10%인 5000대 정도 감산 효과가 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측했다.

르노삼성은 24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휴업한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달부터 잔업·특근을 전면 중단했다.

GM대우는 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토스카를 생산하는 경기도 부평 2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특근·잔업 중단에 이어 휴업이 확산하는 셈이다. 이달 22일부터 보름간은 모든 공장이 휴업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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