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한번 치르는데 드는 비용이 10억여원,이 쇼에 등장하는옷 한벌 값이 최소 1천만원대-.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극소수 고객을 위해 해마다 두번씩 펼쳐보이는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컬렉션의 면면이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97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 역시.최고급 패션의 정수를 선보인다'는 원칙에 충실했다.달라진 점이있다면 경기불황등의 여파에 따른 수년간의 침체를 벗어나 놀라울만큼 활기를 띠었다는 것.다소 힘에 부쳐도 오 트 쿠튀르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 그 성과가 이후 기성복이나 향수처럼.돈되는 장사'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는걸 디자이너들이 체득한 결과다. 한편으론 이번 컬렉션에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신선한 바람몰이의 원인. 그중 최고의 뉴스메이커는 지방시에서 크리스찬 디오르로 자리를옮긴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다. 그가 첫번째로 선보이는 디오르의 컬렉션을 보기 위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부인등 귀빈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는 후문.갈리아노는 이번 쇼에서 마사이족 전사를 연상시키는 색색의 구슬로 짠 의상으로부터 우아하기 짝이 없는 S라인의 드레스까지 무한대의 상상력을 펼쳐보여 갈채를 받았다. 또 갈리아노 대신 지방시를 떠맡은 알렉산더 매퀸은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흰색과 금색을 조화시킨 옷들로,프레타포르테(기성복) 컬렉션에서 명성을 쌓아온 장 폴 고티에와 티에리 뮈글러 역시 특유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쇼를 펼 쳐 오트 쿠튀르 데뷔 무대를 성공리에 장식했다. 한편 이번 컬렉션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봄.여름 유행경향은.한없이 투명에 가까운'옷들의 행진. 하늘하늘 비치는 시폰과 레이스를 소재로 한 슬립형 원피스,공기처럼 부드러운 실크 바지와 상체를 한껏 드러낸 탑(소매없는 상의)등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색상도 다양한 종류의 푸른색과 보라.연두등 파스텔톤이 총동원돼 무한히 밝고 가벼운 봄의 느낌을 살려냈다. 〈신예리 기자〉<사진설명> 검은색 레이스 소재로 부드러운 여성미를 한껏드러낸칼 라거펠트의 이브닝드레스. [SIPA PRESS=본사특약] 마사이족의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의 의상. [파리 AP=연합]사진설명>
우아.기품.최고급 패션 한자리에-97파리 오트쿠튀르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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