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이 자신의 생일(2월16일)을 맞아 취할 것으로 알려진 사면.복권 조치는 북한 정권수립 사상 그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숙청(肅淸)돼 권력 전면에서 사라진 후 슬그머니 공석에 다시 등장한 예가 어쩌 다 있었지만.사면.복권'이라는 이름으로 일시에 다수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정치적인 화해조치는 처음이다. 여기에는 물론 김정일의 권력기반 다지기라는 중요한 배경이 깔려있다. 오는 7월로 만3년이 되는 김일성(金日成)의 사망일을전후해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킬 김정일에게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는 과거의 반대세력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끌어안을 필요가 있기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권력승계에 등을 돌렸던 당정 원로들에게 관용을 베풂으로써 다목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부자(父子)권력승계와 김일성의 독단적인 통치방식에 반기(反旗)를 들었던 부주석 김동규(金東奎).김창봉(金昌奉),당비서유장식(柳章植),여맹위원장 박정애(朴正愛)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들중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거나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기 때문에 정치적인 복권조치가 실질적인 부담은 되지 않는다.그러면서도.통큰 지도자'로서 김정일의 위상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는데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면.복권조치는 어떻게 보면 김일성의 생전 뜻을 따르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김일성은 숙청됐던 자신의 친동생 김영주(金英柱)를 18년만인 93년 7월 부주석으로 복권시켰다. 사망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이었다.권력투쟁에서 희생됐던 자신의 피붙이를 먼저 사면함으로써 김정일 후계체제의 안정적인 출범을 도모했던 것이다. 최근 성분 재분류작업을 통해 동요계층을 체제내로 끌어안으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일성 사후 급증한 탈북자 가족들에게 가혹한 .연좌(緣坐)형벌'을 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체제세력을 양산하고 체제불만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판단,탈북 가족들을 농촌으로 보내는등 약간의 불이익만 줄뿐 수용소로 보내는등의 처사를 지양하는 것도 한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군핵심인사 10여명과 군인들에 대한 무더기 승진조치는 김정일 체제의 주요 지지기반중 하나인 군부의 지지를 더욱 확충하려는 의도로 파악될 수 있다. 지난 95년 10월 당창건 50주를 맞아 최광(崔光)을 인민무력부장에 임명하고 주요 군간부를 승진시킴으로써 김정일은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군부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었다. 김정일의 55회 생일을 맞아 가시화될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김정일의 북한체제 통치에 대한 어느정도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은 물론이다. 〈이영종 기자〉
북한 김정일 대사면.복권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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