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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파문>박득표.이대공 위탁경영팀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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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보철강 위탁경영을 맡게 될 박득표(朴得杓.전 포철사장).이대공(李大公.전 포철부사장)팀이 본 한보 당진공장 건설의 대차대조표는 의문투성이다. 제대로 설계하고 건설했더라면 3조원 상당이면 될 공장에 5조원을 쏟아부었으니 2조원 가량이 허비됐거나 유용됐을 것이란 진단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강경영자인 이들.朴.李 위탁경영팀'은 한보부도(1월23일)직후인 지난달 25일 이미 한보위탁경영자로 내정받아 이때부터 지난 3일까지 열흘간 꼬박 한보문제를깊이있게 분석한 끝에 이같은 1차 결론을 내렸다. 현재의 당진공장 건설수준으로 볼때.3조원 이상 투자됐다면 채산성이 없으며 앞으로 큰 짐이 될 것'이라는 평가는 앞으로 이들이 위탁경영을 하는데 기본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을 하면서 채권단과 법원.정부등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재정적.법률적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출금 원금상환이나 이자및 세금문제,인프라에 대한 정부지원문제,수요처 조정문제등 한보 정상화에 필요한 여러 대책마련의 준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보 위탁경영팀은 2조원이란 돈이 기본적으로 잘못 투자됐다고보면서 비자금등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진 않았다. 위탁경영팀의 고위 관계자는 “비자금등의 문제는 고려치 않고오로지 경영과 공장재건이란 측면에서만 이 문제를 보았다”고 말했다. 1차 평가결과 순수한 경영측면에서만도 기초설계가 제대로되지 않는등 철강건설에 따른 전문성이 부족했고 도로.항만.용수등 인프라문제를 제대로 고려치 않은 상태에서 공장부터 먼저 건설하는 무리가 있었으며 광폭 냉연공장.코렉스 공장등은 원료문제나 건설 적합성,수요처등도 면밀히 검토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위탁경영팀은 특히 지금까지 코렉스 시설이 문제인 것으로 중점 부각됐으나 냉연강판공장이 오히려 더 큰 난제라고 밝힌 것도주목된다.1조3천억원의 예산으로 5월 준공예정인 이 공장은 폭6피트짜리 광폭 냉연강판(주로 대형차량 제작용)을 생산키로 돼있으나 원료의 질이나 판로문제가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한보 당진공장 코렉스에서 나오는 원료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아이것을 원자재로 사용해 고급품인 6피트짜리 냉연강판을 생산하기엔 무리라는 분석이다. 포철도 아직 4~5피트짜리 냉연강판만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위탁경영팀은 실제 당진공장에 파견을 가서 1~2개월간 당진현장 실사를 거쳐야 구체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팀은 앞으로 2조원정도가 더 투입돼야 공 장완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그러나 공장가동후에도 경영안정과 흑자기반 확보에는 난제가 허다하다는 입장이다. <성태원.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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