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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인 나와라” 인질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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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AK-47 소총을 들고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 역사에 나타난 테러범. [뭄바이 AP]

 26일 밤 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에서 서양인들이 즐겨 찾는 고급 호텔들과 병원·영화관·기차역 등 10여 곳이 동시다발로 대규모 테러 공격을 받았다. 외국인 6명 등 125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27일 밤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지만, 1명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데칸 무자헤딘’이라는 인도 내 이슬람 과격단체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더 타임스 등 서방 언론은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또는 관련 집단이 미국·영국을 겨냥해 벌인 계획된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잘 훈련된 중무장 집단이 동시다발로 테러한 치밀성, 테러범들이 미국·영국인들을 겨냥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공격받은 2개 고급 호텔에선 테러범들이 인질들에게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맘모한 싱 인도 총리는 27일 대국민 담화에서 “해외에 기반을 둔 조직이 치밀하게 준비한 테러”라며 “공격 목표를 잘 골라 무차별적으로 외국인을 살해해 공포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성명을 내고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한 것은 중대하고 긴급한 테러의 위험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은 테러 네트워크를 뿌리뽑기 위해 인도 등 세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테러에 엄중 대처할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국제 위기 관리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강찬호·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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