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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겨냥한 테러 … 시험대 오른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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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위기관리 시험대에 서게 됐다.

26일 밤(현지시간) AK-47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테러 용의자가 인도 뭄바이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기차역에 들어오고 있다(왼쪽 사진). 테러가 발생한 타지마할 호텔 밖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이 총격 소리에 놀라 급히 몸을 피하고 있다. [뭄바이 AP=연합뉴스]


‘데칸 무자헤딘(Deccan Mujahideen)’이라는 인도 이슬람 과격단체가 자신들의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도 정부나 서방 언론은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나 관련 집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는 취임 6개월 안에 위기를 맞아 시험대에 설 것”이라는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후보 시절 발언이 조기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바마는 집권하면 알카에다 격퇴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이슬람권과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로 인해 존재 기반 상실을 우려한 알카에다가 오바마에게 경고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19일 오바마 당선 후 처음 공개한 동영상에서 “오바마는 백인들에게 길들여진 니그로”라며 오바마와 미국을 공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는 테러 사건 후 낸 성명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하는 것은 테러의 위험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엄중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 해도 오바마는 대선 전에 이란 등 미국과 마찰을 빚어온 국가 지도자들과도 대화하겠다고 밝혀 왔기 때문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같은 일방주의로 가기보다는 유럽·아시아 동맹국들과 협조하는 다자주의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테러단체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면 국제사회에서 오바마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오바마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향후 그의 ‘외교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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