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Up & Down] 만화가 강풀 징크스 이번엔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번에는 원작이 먹힐까. 이상하게 영화화되면 맥을 못 췄던 강풀 만화가 또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번 주 개봉하는 ‘순정만화’는 ‘강풀 징크스’에 도전하는 영화다. 예매율 1위로 출발하니 조짐은 좋다. 쌀쌀해진 날씨에 어울릴 데이트 무비다. 그외 5위권은 전부 기 개봉작들이 차지했다. 금주 신작들이 주로 작은 영화들인 때문이다. 전국 130만명을 돌파한 ‘미인도’와 ‘앤티크 서양 골동 양과자점’이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9월 초 개봉한 ‘맘마미아’가 아직 간판을 내리지 않은 것도 이채롭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매운 법. 음악 다큐 ‘로큰롤 인생’, ‘웰컴 투 맥도날드’의 미카니 코기 감독이 연출한 ‘매직 아워’ 등 개성적인 작은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한 주다.

■ 주말영화 예매 순위 <영화진흥위원회·전국 집계>

1. 순정만화

2. 미인도

3. 007 퀸텀 오브 솔러스

4. 눈먼 자들의 도시

5. 앤티크 서양 골동 양과자점

■ 이주의 추천작


순정만화(12세) ★★★☆

감독:류장하 주연:유지태 이연희 채정안 강인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두 커플의 사랑 얘기. 류장하 감독은 자칫 소녀취향 로맨스에 그칠 영화에 사람 냄새를 불어넣었다. 유지태의 섬세하고 깊어진 연기도 좋다.

류 감독과 유지태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에서 조감독과 신인배우로 만난 사이다. ‘순정만화’의 쑥맥 유지태에게서 간간이 ‘봄날의 간다’의 순진남이 겹쳐진다. ‘보다 편안하고 통속적인 허진호’라고 불리는 류 감독은 데뷔작 ‘꽃피는 봄이 오면’에 이어 사소하고 미숙한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드러낸다.

강풀, 류장하, 유지태가 가장 성공적으로 결합한 영화다. 대중적인 소품이지만 마음을 따사롭게 덥혀주는 데는 별 흠잡을 데 없다. 유지태·이연희 커플은 키스 한 번 안하고, 엔딩의 고백 장면은 고작 “좋아해요”다. 이런 수줍고 소심한 순정이, 이 영화를 상투적인 순정영화와 구별해낸다.

영화담당 양성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