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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디자인, 일상을 뒤흔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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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디자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디자인 메이드(Design made) 2008-세이빙 바이 디자인(Saving by Design)’과 뉴욕현대미술관(MoMA)·현대카드가 공동으로 여는 ‘험블 마스터피스(Humble Masterpiece)’다.

◆일상을 뒤흔드는 디자인의 기발함

‘디자인 메이드’전시작 다니엘 간테스 ‘보헤미안의 멋진 인생’

전시장 바닥에서 천장을 잇는 거대한 종유석 모양의 붉은 조명. 고급 호텔 로비를 장식할 법한 세련된 디자인이다. ‘일상의, 일상적이지 않은’이란 이름이 붙은 이 작품의 소재는 다름 아닌 시장표 소쿠리. ‘세이빙 바이 디자인’ 전시는 이렇듯 상상력의 허를 찌르는 기발함으로 가득하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물건을 디자이너의 눈으로 재해석해 가치와 효용을 높인 작품을 선보인다. ‘해킹 이케아(Hacking IKEA)’ 코너는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가 상징하는 ‘디자인의 대량생산’이 가져온 부작용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케아 제품을 유머러스하게 뒤틀고 재조합한 작품이 전시된다. 침실용 조명등을 구입한 뒤 내용물은 반품하고 포장 박스에 그려진 조명등 일러스트에 구멍을 낸 뒤 안에 전구를 넣어 램프를 만드는 식이다.

‘기능 더하기(Super function)’ 코너에서는 여러 가지 기능을 한데 모아 효율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머리빗을 부착해 빗자루에 묻은 이물질까지 빗어낼 수 있게 한 쓰레기통, 좁고 기다란 미니 테이블에 쟁반과 컵홀더, 와인 쿨러를 붙인 커플용 다기능 테이블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12월 17일까지.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02-735-9614~5

◆평범한 생활 소품에 담긴 명품 디자인

‘험블 마스터피스’전시에 나온 포리스트 마스의 'M&M's’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덧입히는 ‘자바 재킷 커피컵 슬리브’는 1991년 미국의 부동산업자 제이 소렌슨이 겪은 사소한 사고에서 비롯됐다. 뜨거운 커피컵을 무심코 잡았다가 무릎에 커피를 쏟아 크게 다쳤던 것.

‘험블 마스터피스’전에서는 이처럼 디자인에 숨겨진 사연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포스트잇, 클립, 종이컵, 라이터, 볼펜, 립스틱, 아이스크림 콘, 면봉….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활 소품이 이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다. 소소한 일상이 ‘걸작’으로 탈바꿈해 미술관에 들어서게 된 원동력은 바로 ‘명품 디자인’에 있다.

‘디자인, 일상의 경이’라는 부제의 이 전시는 MoMA의 건축 디자인 부문 수석 큐레이터 파올로 안토넬리가 기획해 2004년 뉴욕에서 첫선을 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12월 31일까지, 무료. 02-580-1300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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