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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남부 돼지 몸속서 67년 첫 발생-'홍콩A형' 이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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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일본 열도가 독감 공포증에 휩싸여 있다. 현재 사망자는 1백30여명으로 대부분 노인복지시설에 거주하고있는 고령자들.밀폐된 방에서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단감염이쉬운데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관지가 약해 폐렴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일본 후생성은 이번 독감이 홍콩A형이라고 발표했다.홍콩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인플루엔자A형의 변종으로 증상은 섭씨39도 이상의 고열이 장기간 지속되고,관절및 근육통과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피로감이 계속된다.의료계에서는 12월 둘쨋주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독감이 신정 연휴동안 잠시 진정됐다 다시 늘어2월초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독감으로 양치액과 소독성이 강한 비누,항균효과가 있는 마스크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 이번 독감이 문제가 되는 것은 금세기들어 두차례에 걸쳐 막대한 인명손실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1918년 스페인에서 시작된 독감으로 북미대륙에서 2천만명의 사망자를 기록했고 일본에서는 인구의 40%인 2천4백만명이 감염돼 39만 명이 죽었고,57년에는 아시아독감으로 일본에서만 98만명 감염에 7천7백여명의 사망을 기록한 것. 홍콩A형은 93년 일본 나고야(名古屋)대 나카시마교수가 유전자 진화 속도를 역산한 결과 67년께 돼지 몸속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 바이러스는 유전자가 1개지만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8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것이 돼지 몸속에서 다른 형의 인플루엔자와 교잡돼 신종이 탄생됐다는 것. 돼지가 인플루엔자 신형 바이러스의 제조공장(?)으로 주목받고있는 것은 돼지형뿐만 아니라 인간형과 조류형 인플루엔자를 함께보유하기 때문. 68년 창궐한 홍콩A형과 그 이전에 유행한 아시아형을 보면 6개의 유전자는 인간형이고 나머지 2개는 새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들의 교잡이 입증됐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주된 발생지는 중국남부.학자들이 이곳을 꼽는 것은 사람과 돼지.집오리.닭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주거형태 때문이다.마당에 방목되는 돼지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사람.집오리의 배설물을 먹는등 위생상태가 열악하다는 것. 그렇다면 신종 인플루엔자는 언제 나타날까. “아직 신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장담하는 중국당국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전문가들은“H7이라는 새에게 유행하는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95년 중국남부 돼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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