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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차 20대 붙는 오바마 “박스에 갇힌 기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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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오바마와 가족들은 내년 1월 백악관으로 가기 전까지 남은 생활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가 어디를 가든 경호가 따라붙고,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4일 “오바마와 가족들이 익숙한 일상(대통령 당선 전의 생활)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생활을 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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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이미 취임 전까지는 최대한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는 집 근처 아파트의 체육관에서 새벽 운동을 한 후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인수위원회 사무실에 오전 9~10시 출근하는 쳇바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오후 6시까지 보좌진과 함께 업무를 본 뒤엔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직접 재워야 한다”며 “업무 전화는 아이들이 잠든 시간 이후에 받겠다”고 보좌진에게 통고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절친한 친구인 페니 프리츠커 하얏트 클래식 레지던스 회장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재럿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도 했다. 학교 체육관에서 지인들과 농구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오바마는 자신이 정해 놓은 일과대로 굴러가는 절제된 생활 패턴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일상은 불가능해 보인다. 오바마 가족이 평소 기념일에 자주 애용하는 고급 레스토랑 ‘스피아지아’에 저녁을 먹으러 가자, 레스토랑 손님 전체가 휴대용 금속 탐지기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의 집이 있는 하이드 파크 주변은 폭탄 탐지견을 대동한 비밀경호국(USS) 요원들이 밀착 경호하고 있다. 주말 외출 때도 오바마가 탄 방탄 리무진 뒤를 20대의 경호차량이 따라붙었다.

오바마는 평소 휴대전화와 블랙베리에 중독돼 있다고 밝혔지만, 이제는 지인들은 더 이상 옛날 번호로 그와 연락할 수 없다. 보안이 철저한 새 전화번호는 극소수 지인들에게만 알려줬다.

빌딩에 들어갈 때도 주로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입하면서 대중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좋아하던 미시간 강변 조깅 트랙에서의 조깅이나 57번가 서점에서 조용히 책을 고르는 일도 불가능하게 됐다. 오바마도 "박스에 갇힌 기분이 든다”고 지인들에게 털어놨을 정도다.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는 원래부터 과도한 여론의 관심과 떠들썩한 사교를 좋아하지 않았다. 상원의원으로 활동할 때도 워싱턴에서는 일주일에 3일만 지낸 뒤 가장 빠른 비행기편으로 시카고에 돌아와 가족들과 지냈다. 워싱턴에선 학교 친구인 카산드라 버츠와 한 달에 한 번 저녁 식사하는 것을 빼고는 대부분 음식을 사 갖고는 아파트에서 혼자 저녁을 먹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대통령과 그 가족이 대중의 과도한 관심과 경호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대통령의 정책 수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오바마 부부는 딸들에게 백악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애완견을 선물해 주고, 친구들을 부른 파자마 파티도 수시로 열어 줄 예정이다. 부인 미셸은 지인들에게 “백악관에 가도 온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고 한 지붕 밑에서 모여 살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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