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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출발점은 올바른 환경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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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은 온실 기체와 환경 오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국민, 특히 미래 세대인 학생의 지식·인식·태도·행동을 변화시키는 환경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의 로드맵을 보면 환경교육에 대한 구체적 실천계획은 보기 힘들다. 학교교육에서는 약간의 체험교육과 함께 초·중등학교 교과서에 녹색성장을 기후변화와 함께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체험 위주의 교육과 교과서 단원 편성만 가지고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녹색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과 태도·행동 등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가장 적합한 방법은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학교 환경교육과 사회 환경교육 간에 밀접한 협력이 필요하다. 학교 환경교육에서는 ‘환경에 관한 교육’과 ‘환경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사회 환경교육에서는 ‘환경 안에서의 교육’에 집중해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등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아가고 있는 사회 환경교육에 비해 학교 환경교육은 아직도 부족하기 짝이 없다. 창의적 재량 활동이나 특별활동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비교과 활동은 주5일제 실시와 보건교육 강화 등으로 인해 수업 일수마저 감소하고 있다. 사실상 형식적인 교육활동에 머물고 있다. 교과활동도 인식 부족으로 선택률이 20% 미만에 불과하다. 더구나 가르치는 교사의 4분의 3이 비전공 교사이고, 환경문제를 전공한 교사는 2.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제 환경교육은 누구나 가르칠 수 있다는 그동안의 통념에서 벗어나 환경 소양을 갖춘 전문성 있는 교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문제는 교육당국의 의지 부족이라고 본다. 단적인 예로 이번 교원임용시험에서는 단 한 명의 환경교사도 뽑지 않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녹색사회를 이루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에서 그러한 교육의 주체인 교사를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는 것은 교육당국이 학교 환경교육에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진정한 녹색사회를 위해서는 국민적 의식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며 그러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것은 현 세대의 희망인 우리의 미래 세대뿐이다. 그리고 미래 세대를 녹색인간으로 바꿀 수 있는 환경교육이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살리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비전인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임을 인식해야만 한다.

최돈형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