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조차 없는 무기고 경비전경은 졸고-경찰서 무기관리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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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4일 오전1시 서울J경찰서 무기고.무기고 벽면에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LP가스통이 덩그러니 놓여있고 주위에 철책도 보이지 않았다.그렇다고 폐쇄회로(CC)TV나 조명등이 설치돼 있는것도 아니었다.같은 시각 서울Y경찰서 무기고 앞 에선 어둠속에무기고를 지키는 전경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경비를 위해 둘러쳐진 철책은 손으로 슬쩍 당겨도 늘어지고 커다란 구멍까지 나 있었다. 경찰관이 무기고에서 권총을 빼내 민간인에게 팔아넘긴 사건을 계기로 본사 취재팀이 서울시내 14개 경찰서의 무기고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LP가스통등 위험물질이 무기고 주변에 놓여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가 하면 경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어두컴컴한 무기고에 경찰서 외부로 통하는 창문과 환기구가 설치돼 있지만 외곽경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실무자는 물론 간부들까지 무기관리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도 문제.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 강서경찰서의 김삼창(金三彰.46)경사가 판매한 권총이나 무기고에 보관중이던 군용 소총등은 공기총.엽총과 달리 즉각 서울경찰청에 보고하고 이를 넘겨줘야 하는특별관리 대상 총기다.하지만 보고는 고사하고 무기고 에서 고스란히 잠자고 있었다.
방범과장이 주 한차례 이상,서장이 월 한번 이상씩 점검토록 돼있는 무기고 점검을 제대로 했더라도 이같은 일은 벌어지기 어려웠다.특히 金경사가 판 권총은 불법무기 자진신고대장에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김기찬.신준봉.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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