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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 상영작] 낯선 서부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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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블루 베리 ★★★(만점 ★ 5개)
감독 : 얀 쿠넹
주연 : 뱅상 카셀.줄리엣 루이스.마이클 매드슨
등급 : 15세 이상 장르 : 액션.어드벤처
홈페이지 : (www.blueberry-lefilm.com)
20자평 :프랑스 감독이 만든 서부 영화. 독특하지만 낯설다.

뱅상 카셀, '라빠르망''도베르만'으로 한국 팬들에게 기억되는 프랑스의 대표 배우. 줄리엣 루이스, '길버트 그레이프''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연기파 여배우. 마이클 매드슨, 외로움이 묻어나는 '킬 빌'의 암살단원. 모두 카리스마라면 한 가락 하는 프랑스와 미국의 배우들이다. 이런 배우들이 모인 '블루 베리'는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감독은 엄청난 수위의 폭력 장면을 보여준 프랑스 영화 '도베르만'의 얀 쿠넹.

그러나 이런 조합이 빚어낸 영화라도 때로는 해독 불가능일 때도 있다. 일단 '블루 베리'는 액션 영화답지 않게 정적이다. 수류탄을 던지고 로켓포를 쏘아대던 '도베르만'과 달리 미국 서부가 무대인 '블루 베리'는 기껏해야 장총을 든 보안관과 악당이 대치하는 정도가 전부다.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주된 주제는 인디언들의 영적 능력.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는 인디언 주술사들은 신비한 치유력과 정신세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따라서 '블루 베리'는 액션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치중해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일 수 있지만 의욕 과잉이 되기 십상이다.

악당 월리(마이클 매드슨)와 맞섰던 블루 베리(뱅상 카셀)는 죽을 위기에 놓였다가 인디언들에게 구원받는다. 이후 보안관이 되어 평온한 삶을 이어가는데, 죽은 줄 알았던 월리가 살아와 인디언 영적 능력의 비밀이 담긴 신산을 찾아온다. 그런 월리를 막으려는 블루 베리. 인디언 주술사이자 형제 같은 루니를 찾아가 자기에게도 신비의 능력을 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능력을 가지려면 자신의 추악한 내면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경고를 듣는다. 영화는 블루 베리의 정신세계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인간의 내면이 복잡해서일까. 똬리를 튼 뱀과 온갖 벌레가 요동치는 그 장면은 과도하게 많이 나온다. 그러나 신비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할 말이 많았던 감독의 과욕으로만 보일 뿐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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