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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명품은 가격 올려 … “환율 더이상 못 견디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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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환율 파장으로 루이뷔통·샤넬·구찌·에르메스 등 수입명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수입 명품 중 국내 매출이 가장 큰 루이뷔통은 최근 백화점에서 파는 모든 품목의 가격을 8% 정도 올렸다. 최고 인기 상품인 ‘루이뷔통 모노그램스피디 30’(가방)의 경우 올 초 72만원이었으나, 9월에 84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최근에는 91만원으로 인상했다. 연초에 비하면 26%나 오른 셈이다.

또 다른 수입 명품인 샤넬은 14일에 일부 품목 값을 29% 정도 올렸다. 올 초 270만원 하던 ‘샤넬 클래식백 캐비어 M’(가방)은 이번에 401만원이 됐다. 연초와 비교해 48.5%나 뛴 가격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이달 초에 올리려던 것을 좀 늦춰 14일에 인상했다. 그동안 백화점 가격은 환율이 올라도 인상하지 않아 면세점보다 쌌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연초 940원에서 1500원대로, 유로화의 경우에는 1유로에 1371원 하던 게 1885원까지 상승했다.

잇따른 해외 명품 가격 인상으로 백화점 업계는 전체 매출에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외국 관광객들이 면세점보다 싸다며 수입 명품 쇼핑을 많이 했으나 앞으로는 이들의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 매출에서 수입 명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8∼10%다. 특히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최근 명품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어나 백화점의 효자 품목이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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