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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景의 어제와 오늘 한눈에-국립전주박물관.서울 가나화랑 2곳서 전시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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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6백여년전에 살았던 선비가 바라본 설경(雪景)과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의 시각에서 본 현대도시의 눈내린 풍경은 얼마나 닮아 있고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눈을 소재로 한 작품만을 모은 전시가 전주·서울에서 연이어 열려 올해 내린 눈 만큼이나 풍성한 눈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1일부터 3월2일까지 ‘눈그림 6백년-꿈과 기다림의 여백전’을 연다.이 전시에서는 고려말과 조선초의 문인화가로 이름을 떨쳤던 이제현의‘기마도강도(騎馬渡江圖)’에서부터 조선후기 문인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국보 180호로 지정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올해로 탄생 1백주년을 맞는 근대화가 청전 이상범등 작가 83명의 작품을 3부로 나눠 펼쳐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개인소장품등 눈과 겨울을 소재로 한 명품만을 모아 충분한 볼거리를 주는 동시에 3부 전시에서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예술적 감각을 함께 만날 수 있도록 꾸몄다.이처럼 눈이라는 하나의 주제아래 전통과 현대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한편 서울 가나화랑에서는 뉴욕에 머무르면서 붓이 아닌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오치균의 눈을 주제로 한 작품전이 22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린다.뉴욕과 샌타페이등 미국 거대도시의 건물들과 도로,자동차 위에 쌓여 있는 눈은 단순한 풍경에서 벗어나 현대인의 고독감까지 담고 있어 이채롭다. 사람의 손길이라고는 발견할 길이 없는 고즈넉한 옛 설경과 자동차 바퀴자국이 어지러운 모양을 만드는 현대의 설경을 비교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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