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경제는 충격 주면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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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셰러턴 리마 호텔에서 열린 경제사절단 만찬 간담회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리마=오종택 기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새벽(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의를 열고 국제 금융위기 공동 대처와 북핵 사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한·미·일 3국은 또 3국 정상회의를 전후해 한·미, 미·일 간 양자 정상회담을 열어 현안을 조율한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22일 새벽 페루 수도 리마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내년 초 시작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간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3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21일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본 아소 다로 총리가 참석하는 이번 회담에선 국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3국 간 통화 스와프 확대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MB와 룰라의 ‘노조’ 관련 대화=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리마에 임시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10여 분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이 환율 폭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외환은 건드리면 안 된다. 가만히 있어야지. 경제는 내버려둬야 한다. 충격을 주면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철도노조의 파업 유보 결정에 대해서는 “파업 안 하길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파업 얘기가 나왔다며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룰라 대통령이 전국금속노조위원장을 할 때 파업을 20차례 넘게 했다고 하더라. 나에게 ‘당신도 노조 출신이라고 들었다’고 말해, 나는 ‘노조위원장 출신이 아니라 CEO 출신이다. 나는 노조위원장은 못했지만 노조를 만들까 봐 정부의 압박을 받아 혼날 뻔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뒤 룰라 대통령에게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대통령이 되니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룰라 대통령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대답하더라. (나도) 노동자로 지낼 때와 학생운동 할 때 느꼈던 것이 일부 사실도 있지만 내가 옹호하던 가치가 대부분 현실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자 룰라 대통령도 ‘현실과 많이 다르더라’고 동의했다.”

리마=최상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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