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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Review] 서점가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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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삶이 힘들어지면 소설을 읽는다’는 속설이 있다. 이번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아무래도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최근 서점가의 가장 큰 화두가 ‘소설의 귀환’이다. 상위 5위 안에 든 책중 네 권이 소설이다. 오랫동안 영어 교재나 에세이, 주식투자 관련서에 내줬던 자리를 모두 되찾았다.

대작가의 반열에 든 황석영과 젊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20대 대중가수 타블로가 1,2위로 순위어깨를 나란히 한 점도 흥미롭다. 황석영의『개밥바라기별』은 ‘방황했던 청춘’을 기록한 자전적 소설이다. 이 책에서 황석영은 일용직 노동자와 선원으로서의 생활, 입산, 베트남전 참전에 이르는 상처를 헤집으며 그 시절의 자신과 다시 대면한다.

특히 주목할 책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다. 이 소설은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때부터 호응을 얻었다. 출간된지 2주만에 빠른 속도로 독자를 파고든 것은 ‘엄마’라는, 지극히 보편적인 소재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는 가족들의 얘기를 팽팽한 긴장감 속에 그렸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고 싶은 법일까. 많은 이들은 지금 소설책을 읽으며, 과거를 돌아보고, 상처를 들여다보고, 위로하고, 또 반성한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추위에 소설 읽으며 보내는 하룻 저녁이 아직은 견딜 만하다.

출판담당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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