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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열 100원 쓸때 의학 404원-대학등록금 불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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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학의 등록금 구조가 불합리하다.대학생들의 1인당 교육비용이계열이나 학과에 따라 다른데도 등록금에는 그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대학들이 교수인건비.실험실습비등 학생들을 위해 쓰는 교육비는사회계열을 기준(1.00)으로 했을때 의학계열이 4.04배로 가장 많고,이.공학계 1.47배,음악계열 1.56배,체육계 1.58배,약학계 1.55배등으로 나타났다.
95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동안 교육부 의뢰를 받은.교육비 차이도 분석 연구위원회'가 고려대.중앙대등 전국 12개 사립대의 계열별.학과별 교육비 차이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밝혀졌다.
연구위원인 영남대 교육학과 김병주(金秉柱)교수는“이같은 계열별.학과별 교육비 차이를 감안하면 사회계열 등록금이 2백만원일경우 의학계열은 8백8만원,음악계열은 3백12만원이라야 형평에맞는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3면〉 그동안 아주대등 6개 대학이 개별적으로 교육비 원가를 분석한 적은 있으나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비 원가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연구결과는 각 대학의 등록금 책정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집계한 지난해 신입생의 등록금 내용을 보면 사립대 인문.사회계는 연간 평균 3백59만2천원인데 비해 의.치학계는5백41만6천원으로 평균 1.5배,약학계는 5백18만8천원으로1.44배,공학.예능계 1.27배,이학.체육계 1.17배였다.
실험실습비를 따져보면 계열별 교육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1백6개 사립대의 94회계연도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실험실습비 지출은 인문.사회계가 학생 1인당 연간 2만5천4백원인데 비해 의.치학계는 18만5천7백원으로 7.3배,약학계는 10만7천9백원으로 4.25배,예능계는 3.8배,체능 계는 3.
5배,공학계는 3.6배를 각각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낸 등록금만큼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자연계나 예.체능계 학생들이 더 내야 할 등록금을 대신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교수.교직원로 7.3배,약학계는 10만7천9백원으로 4.25배,예능계는 3.8배,체능계는 3.5배,공학계는 3.6배를 각각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낸 등록금만큼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자연계나 예.체능계 학생들이더 내야 할 등록금을 대신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교수.교직원 인건비,운영비,시설비등으로 크게 나누어 분석했으며 계열별 학과를 골고루 갖고 있는 40개 사립대를 선정해 그중 설문에 성실히 응답한 12개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金교수는“모든 대학이 교육비 차이도를 반영하지 못하고있으며 특히 의학.체육.이학계열순으로 등록금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며“궁극적으로 대학등록금은 철저한교육비 차이도에 근거해 전공별 또는 학년별로 결정돼야 한다”고지적했다.또 金교수는 “앞으로 대학들이 예산을 편성할때 기존의선(先)등록금 책정,후(後)예산편성이라는 타성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선 예산편성,후 등록금 책정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강조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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