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중남미를 놓고 중국.대만 순방외교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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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과 대만이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무대로 치열한 순방외교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첸치천(錢其琛)과 대만의 장샤오옌(章孝嚴)등 두외교부장은 12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똑같은 날짜에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한치의 양보없는 외교대결을 시작했다.
錢부장은 아프리카 서북부에 위치한 니제르를 시작으로 적도 기니.상투메 프린시페.카보베르데.모리타니등 중서부 아프리카지역 5개 국가들에 대한 순방외교에 나섰다.
반면 대만 章부장은 아프리카 동북부의 말라위를 스타트로 스와질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감비아.기니비사우.세네갈.부르키나파소등모두 7개국에 대한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같은 중국.대만의 순방외교 공방은 지난해 11월27일 대만의 아프리카 외교공작 거점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오는 98년1월부터 대만과 단교,중국과 수교하겠다고 선포한 이래 불거져나온 외교전쟁의 연장선이다.
한편 이에앞서 중남미에서도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정치국상무위원과 대만의 롄잔(連戰)부총통이 외교전을 벌여 胡위원이 지난10일 13일간의 일정으로 쿠바.멕시코.콜롬비아등 중남미 3개국 방문에 나서자 連부총통은 10일 니카라과 방문 으로 맞섰다. 連부총통은 니카라과에 이어 바티칸과 유럽의 한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과 대만은 중남미에서 중국이 최근 과테말라 평화유지군 파견을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과테말라가 대만과 수교국이라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미 한차례 접전을 벌인 바 있다. 현재 30개국과 수교하고 있는 대만은 경제지원을 앞세워이들 국가에 대한 문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이 국제무대에서의정치적 영향력 외에 최근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한 경제지원등 양면작전을 구사,대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이 오는 7월부터는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의 홍콩내 영사관을 폐쇄하겠다고 나서는등.홍콩카드'를 십분활용하고 있어 대만은 당분간 수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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