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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패션 숍 매장연출자 전시형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명동이나 압구정동등 패션가에 가면 빨려들듯 들어가고 싶어지는매장들이 있다.들여다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의상과 함께 어우러진공간들이 독특하고 문화적이라는 찬사를 보낼 때가 있다.올해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으면서도 나이가 멈춰선듯 앳된(?) 얼굴을하고 있는 전시형(전디자인 어소시에이츠 대표)씨.그는 바로 그런 패션 공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거리에 줄지어 서있는 패션로드숍에 걸린 의상의 성격에 걸맞게때로는 도전적으로,때로는 전위적이게 또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일구어내는 일속에 빠져 있다.
“패션공간 연출자는 의상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개성을 소비자에게 빨리 전달하는 비주얼 전문가죠.” 그는 요즘 고객이 단순히 옷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옷과 그 주위에 어우러진 분위기.문화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가 지난 2년사이 연출해 의류업계에서 찬사를 받은.작품'들은 수없이 많다.명동의 의류전문점 브이 익스체인지,전국의 78개 무크 매장,압구정동의 바닐라 애브뉴(의류전문몰),비포,타임,주티등 유명업체 브랜드만 40여개다.
“패션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고 말하는 그는 단지 어느 한시점에 이뤄진 패션공간 연출에 만족하지 않는다.시간이 지나면 그공간은 이미 어제의 것이 되고 내일을 위한 공간이 되려면 수시로 그 안에 담긴 분위기를 새롭게 변화시켜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탓에 그는 어느 한 업체와의 일을 끝낸 시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그 브랜드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매장의 분위기는 살아있는듯 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공간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공간이 하나의 어우러진 문화의입김을 뿜어내게 하기 위해 그는 업체의 로고에서 광고,패션쇼 기획에서 매장에 흐르는 음악까지 모두 참견해야 직성이 풀린다.
디자이너 경력 8년만인 94년 친구와 함께 7평의 사무실을 빌려 전디자인을 연 이후 정신없이 주문이 쏟아져 지금은 디자이너 23명을 포함해 식구가 57명으로 늘어났다.매출액도 적게 잡아 연간 1백억원대에 이르고 있다.이미 중.고생 때 이웃집 아저씨를 도와 연대앞 청바지가게.풀잎',이대앞.넘버 나인 카페'등의 점포를 연출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그의 인테리어의 독특함이 회자되면서.될성부른 나무'의 싹을 보였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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