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의 달- 전문의 칼럼] 갱년기 증상 초기치료가 만성질환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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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대한폐경학회가 정한 ‘폐경의 달’이다. 지난 5월 대한폐경학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한국 여성 511명 중 약 95%가 안면홍조·발한·기억력 감소 등 증상의 경중에 관계없이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실질적인 치료를 받는 여성은 단 9.5%에 그쳤다.

폐경이란 말 그대로 영구히 월경이 중지되는 것을 뜻한다. 개인적으로 차이를 보일 수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45~55세 사이에 폐경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양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최근엔 흡연이나 지나친 다이어트,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40세 이전에 폐경기가 찾아오는, 이른바 조기 폐경을 맞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성에게 폐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져 폐경 후에도 30년 이상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므로 무엇보다 폐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가 겪어야 할 증상이다. 따라서 폐경 시기를 늦출 수는 없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 증상 완화 등 폐경 후의 삶을 더욱 건강하게 준비해야 한다. 특히 폐경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만성증상으로 골다공증·뇌졸중 및 관상동맥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폐경 초기의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폐경기 질환 치료법으로 호르몬 요법을 들 수 있다. 말 그대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직접 체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폐경 증상을 완화시켜주며,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르몬제 복용시 유방암·자궁내막암에 대한 발병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져 주의가 필요하다.

호르몬제 복용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블랙 코호시(승마), 히페리시(성요한 풀) 등에서 추출한 식물 성분의 비호르몬성 폐경기 치료제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임상 결과, 기존 호르몬제와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식물 성분 치료제로는 동국제약의 훼라민Q, 조아제약의 에로스트큐, 참제약의 유니큐플러스 등이 있다.

한편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 건강보조식품에 매달리기보다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 밖에도 식생활 조절, 적당한 운동 등의 방법을 병행하면 좋다. 더불어 정서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시기이니만큼 무엇보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관심과 애정이 중요하다.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삶의 활력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여에스더 원장 <여에스더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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