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국 흔적 지우기 돌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중국반환을 앞두고 홍콩당국이 본격적인 영국흔적 지우기 작업에시동을 걸고있다고 일본언론들이 8일 전했다.
역사청산 작업의 주과녁은 대영제국의 상징인 엘리자베스 여왕.
홍콩 우편당국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이 담긴 16종류의 홍콩우표에 대해 25일부터 발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대신 홍콩항의 야경이 담긴 3종류의 우표를 새로 선보였다.
이에따라 홍콩에는 25일자 스탬프가 찍힌 새로운 우표가 투기대상으로 등장해 우체국마다 우표를 먼저 구하기 위한 인파로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여왕이 그려진 마지막 우표도 광적인 수집 열풍에 휩싸여 있다.
1백3년의 역사를 가진.로열 홍콩 요트클럽'도 최근 격론끝에명예회장을 엘리자베스 여왕에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으로 바꾸고 명칭에서.로열'이란 단어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요트클럽측은“시류의 흐름에 따르고 조국(중국)을 존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식민지시대의 흔적을 고집하다 중국측과 쓸데없는 마찰을 부를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댔다. 지금까지 홍콩의 수많은.로열'라는 기관들이 앞다퉈 이름을 바꾸고 왕실문양을 삭제했지만 홍콩주재 외국인들이 회원의 상당수인 이 요트클럽은 끝까지 전통을 고집하다 막판에 친중국파들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내린 전통고수 결정을 스스 로 번복한셈이 됐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