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축구 5연속출전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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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꿈의 제전'월드컵.올해는 98년 프랑스월드컵 예선이 시작되는 해다.
한국은 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90년 이탈리아,94년 미국월드컵까지 3회연속 본선진출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2002년 월드컵에는 주최국 자격으로 이미 일본과 함께 자동출전권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98년 프랑스월드컵에만 출전하면5연속 본선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5연속 본선진출은 브라질.독일등 세계 축구최강국을 제외하면 어느나라도 이루지 못했던 위업이다.
과거 예선전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 가능성은 일단 파란불이다.본선진출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8개국이나 늘어나면서 아시아지역에 티켓 1장이 더 배당돼3위팀까지 본선에 올라가기 때문이다.또 4위팀도 와일드카드로 최종예선전을 치를 수 있어 숫자상으로만 본다면 본선진출이 쉬워졌다. 이에따라 한국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위안에만 들면 20년(5회)동안 계속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본선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말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실망스런 경기는 한국의 본선진출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 2월23일부터 홍콩.태국과 1차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되는 월드컵 예선에서 유난히 텃세가 센 태국이 껄끄러운 상대이긴 하지만 10개팀이 겨루는 최종예선에는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0월 예정인 최종예선.한국은 지난해말 아랍에미리트에서 벌어진 제11회 아시아선수권에서 중동국가들에 수모를 당한 바 있다.
쿠웨이트에 2-0으로 져 예선탈락의 위기까지 몰렸다가 일본이중국을 1-0으로 이겨주는 바람에 기사회생,8강에 올랐으나 이란에 6-2라는 믿기지않는 스코어로 져 8강에서 탈락했다.이 분위기가 월드컵 예선까지 이어진다면 한국의 예선 통과는 절망적이다. 지금까지.한국'하면 누구나 아시아 최강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얻는.플러스 알파'가 있었다.즉 한국과 맞붙는 팀은 경기전에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됨으로써 한국이 경기를 하기가 수월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선수권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권에서도“한국도 별것 아니다.충분히 붙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일본.중국등 극동 라이벌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란.이라크.아랍에미리트등 중동 강호들과 또한차례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따라서 매게임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한국축구의 최종목표는 본선진출이 아니라 세계 8강안에 드는 것이다.그러나 현재의 전력이나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상황등을 고려할 때 본선에 진출한다 해도 8강진출은 더욱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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