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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통신 다단계판매-물밑경쟁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최소한 자신의 휴대폰 사용요금은 빠져요.일단 가입만 해놓으세요.” “그럼 휴대폰과 호출기만 갖고 있으면 판매요원 자격이된다는 말입니까.”“그럼요.일체의 판매요원 가입비나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등의 돈이 들지 않습니다.현재의 직장을 그대로 다니면서도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선 매월 수백만원의 수입을 거뜬히 올릴 수 있는 것이 통신서비스 다단계 판매입니다.” 김옥희(金玉熙.39.자영업)씨와 한 통신 다단계판매원 사이의 대화내용이다. 웬만한 직장인.자영업자에서부터 가정주부들에 이르기까지주변에서 이같은 통신다단계판매원 가입 권유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그러나 한마디로 통신서비스의 다단계판매는 현재 법으로 금지돼있을 뿐더러 다단계판매업체가 통신업체로부터 통신서비스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아직 없다.
규제가 풀릴 경우 공산품 다단계판매에서 얻을 수 없는 안정된고수익이 보장된다는 매력 때문에 통신다단계판매의 이상 열풍이 일고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서비스 다단계판매를 위해 설립된 한세계통신은 판매원(업체에서는.회원'으로 부름)만 30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아직 사업자등록은 안했지만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하나로'(가칭)도 전국에 50여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는등 아직 불투명한 통신서비스 다단계판매업에 이처럼 뜨거운 시장 선점경쟁바람이 불고 있다.
한세계통신의 경우 조직 구성방법은 한사람에 하부조직으로 7계단,1계단마다 횡으로 5명씩 구성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있다.이럴 경우 한사람 밑에 모두 7만8천1백25명이 종횡으로 연결되게 된다.
이 사람들이 사용한 휴대폰 사용요금이 한달 39억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조직의 최상단에 있는 사람은 이들의 총 통화요금의1.25%와 하부조직 관리비등을 매월 수당으로 받게돼 이 경우월 5천3백여만원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 다단 계판매회사의 계산이다.3단계에서 수당비율이 크게 높은 것은 이 단계의 판매원관리가 하부조직 확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업체분석에 따른것. 조직원 그 누구나 자신 밑에 이런 7계단의 조직을 연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
통신서비스업체는 현재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경우 대리점에 휴대폰은 매월 사용료의 5%,무선호출은 10%를 지급하고 있다.
다단계 판매회사들이 판매원들에게 수입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바로이 성과급.이같은 다단계판매회사들의 달콤한 제안 도 다단계판매에 대한 규제가 풀릴지 안풀릴지도 모르는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희망사항'일 뿐이다.
게다가 회원 모집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섣불리 일확천금을 꿈꾸고 이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통신서비스 판매를 빙자,회원을 모집한 후 일반공산품 강매등 한때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피라미드 판매로의 변질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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