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지역與의원들 곤혹-노동법 변칙처리에 근로자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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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단에 지역구가 있는 신한국당 의원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노동법 처리에 대한 근로자들의 항의 때문이다.당명(黨命)에 따랐지만 뒷감당은 고스란히 의원 개개인이 해야할 판이다.
박종웅(朴鍾雄.부산사하을)의원은 지역구에 노조가 1백개가 넘게 있다.사하공단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유권자 15만명중 근로자층이 5만명이다.
朴의원은 그동안 노조위원장들과 친하게 지내왔다.그런데 노동법을 변칙통과시킨 뒤 사정이 돌변했다.
박세직(朴世直.구미갑)의원은 사정이 더 딱하다.구미공단이 지역구인 朴의원은 유권자 10만명중 6만6천여명이 근로자다.朴의원의 지구당에는“왜 처음엔 반대하는 것같더니 나중엔 기습통과에가담했느냐”는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고 한다.
연일 항의집회가 열리는 울산에선 신한국당 김태호(金泰鎬.중구).차수명(車秀明.남갑)의원 지구당 사무실 앞을 전경들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다.
車의원은 지난번 의총때 하순봉(河舜鳳)부총무로부터“노동법에 대해 제안설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자“내 지역구가 어딘지 아느냐”며 고사했다고 한다.
또 중구의 金의원 사무실엔 노조원들 1백여명이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金의원은 울산공고 출신이어서 친분이 있는 노조간부들이 많은게 큰 힘인데 그래도 “분위기가 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 도리가 없다”고 한다.
노동운동권 출신 김문수(金文洙.부천소사)의원의 지구당 사무실에는 하루에도 수십통 이상 항의전화가 걸려온다.
또 당의 사회분야 정책담당자인 정영훈(鄭泳薰.하남-광주)제3정조위원장의 경우 집을 지키던 아흔살 노모(老母)에게 누군가 전화로 마구 욕설을 퍼붓다가“鄭의원이 내 아들인데 뭘 잘못했수”라는 말을 듣고 황급히 끊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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