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경수로 지원.經協재개-향후 南.北.美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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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문제가 사실상 해결됨으로써향후 한.미,북.미,남북관계는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이 사건의 매듭이 풀렸다 하더라도 큰 진전은 없으리라는게 통일원등 관계부처의 시각이다.북한의.유감표명'이 한.미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하는 것이지.성의'가 담겼다고는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또 남북긴장을 체제유 지의 주요한 축으로 삼는 북한이 비방중지,한국정부와의 대화등 화해분위기를 조성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오히려 이번의.수치'를 씻기위해 대남(對南)비방을 강화하는등 우리를 곤혹케 하는조치를 연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정부가 내년도에는 과감한 대북(對北)유화정책을 구사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한이 어느정도 호응만 해온다면 다소의 관계진전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이런 등등을 종합,남북관계는 잠수함 사건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선이 될 것이라는게 지배적 관측이다.구체적으로는 대북경수로지원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잠수함 사건으로 최종합의가 유보된.부지인수및 서비스 의정서'에 대한 서명과 제7차 부지조사단 파북(派北)이 내년초 이루어질 전망이다.북한도 현재 중단시키고 있는 폐연료봉 봉인작업을 재개할 것이다.
식량지원등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나 한적(韓赤)과 민간단체의 지원,기업인 방북등의 조치는 허용될 것이확실시된다.
북.미 뉴욕접촉을 계기로 보다 확실해진 대목은 북.미 관계의괄목한만한 진전이다.뉴욕 접촉 배후 상황전체가 정확히 알려지지않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양국관계가 상당한 속도감을 가질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우선 미군 유해발굴을 위한 공동조사단의 방북,미사일 회담등이내년초 이루어질 전망이다.또 북한이 3자설명회(남북한.미국참가)에 참석키로 함으로써 미국 곡물회사인 카길사와의 구상무역 허용,경제제재의 일부완화 조치,북.미 고위급회담등 도 가시화될 것이다. 북한이 이같은 과실(果實)을 얻게됨에 따라 내년엔 북.미 관계의 .속도조정'문제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내연될 수 있다.특히 3자설명회나 4자회담은 진전이 없고 북.미 양자접촉만 활성화될 경우 이같은 양상이 심화될 소지가 크다 .북한이 4자회담 자체에 부정적이라는 사실과 한국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민감해 있다는 점등은 이런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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