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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화·감성의 뿌리는 인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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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대학교 인문대학이 개설 60주년을 기념해 지난 7일 오후 교정에서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또 학과별로 다양한 기념 행사를 가졌다.

1948년 인문학부로 출범한 부산대 인문대학은 국어국문, 중어중문, 일어일문, 영어영문, 불어불문, 독어독문, 노어노문학과와 한문학과, 언어정보학과, 사학과, 철학과, 고고학과 등 12개 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김인택(52·사진)인문대학장은 기념사에서 “60년간 인문정신을 정립하고 지역사회와 국가, 인류사회에 대한 인문학의 사명을 다해 부산대학을 대표하고 부산대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고 평가한뒤 “앞으로도 인간 탐구와 인간을 바로 세우는데 계속 매진해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60년을 평가해달라.

“인문학 분야의 순수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한편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지역 거점 인문학 교육·연구의 메카로 입지를 다졌다.‘문화산업시대’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고 인문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지난해 한국민족문화연구소가 정부의 인문한국지원사업의 인문분야 대형사업에 선정돼 10년간 100억원 이상을 지원받게 됐다. 지역 인문학 연구의 거점이 된 셈이다.또 인문학연구소와 점필재연구소의 ‘고전번역학+비교문화학을 통한 소통인문학의 창출’이란 어젠다가 중형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문대학이 최근 ‘소통 인문학’과 ‘로컬리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어려운 관계를 풀어 나가듯 인문학은 학문간 벽을 허물고 있다. 바로 소통, 통섭이다. 인문학 연구소에서는 고전번역학센터, 비교문학센터, 사상비평센터, 언어문화학센터, 인문정보학센터 5개 센터를 운영하며 학문간 통섭을 이뤄가고 있다. 부산시에 지역학 공동 연구와 인문학을 활용한 노숙자 재활 프로그램 운영을 제의해볼 작정이다.”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로컬리티의 인문학’을 주제로 마라톤 학술대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9월 26일 ‘로컬리티,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제1회 학술심포지엄을 가졌다. 인문한국사업단은 지난 7월 17, 18일 인문학과 공학의 통섭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점필재연구소는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 동안 ‘일상으로서의 인문학:우리고전, 지역문화, 그리고 중세지성과 오늘의 우리’를 주제로 인문주간 행사를 가졌다.

-인문학이 왜 중요한가.

“인류 문화는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창달된다. 이러한 상상력과 통찰력의 원천이 인문학이다. 산업사회의 급변화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인류사회의 병리현상은 인문학 부재에서 비롯된다. 인문학의 부재는 인류 사회의 혼란과 황폐화를 초래한다. 문화와 감성이 인류 사회를 주도할 21세기에는 인문학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 없이는 인류가 오랜 시간을 두고 염원해왔던 행복하고도 평화로운 삶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 학장은 부산대와 부산대 대학원을 나와 1993년부터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인문대 학장을 맡고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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