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 대변인격인 박진 의원은 "당 개혁에 대해 과격한 목소리를 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수구를 주장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모여 건전한 중도 보수와 실용주의적 개혁 노선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 소장 개혁파가 주도하는 수요조찬공부모임(20명), 이재오.홍준표 의원 등 3선 그룹이 주도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47명), 박진.임태희 의원 등이 주도하는 푸른정책연구모임(12명)이 그렇듯이 '국민생각' 역시 외견상으로는 공부 모임의 형식을 띠고 있다. 또 박진.임태희 의원과 김충환.김정훈.정두언.최경환 당선자 등은 푸른정책연구모임에 중복해 가입한 상태다.
하지만 5선인 강재섭 의원이 모임의 산파역을 맡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姜의원은 총선 후 주변인사들에게 18대 총선 불출마를 미리 선언한 뒤 "마지막 정치 인생을 걸고 차기 대선에 올인하겠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는 모임에서 "당내 일부 인사가 자신들의 주장을 당의 목소리인 것처럼 내놓는 것과 달리 한나라당 중심세력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게 모임의 취지"라며 "특히 정치 현안에 대해 말문을 여는 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한나라당 내부의 역학 관계에 모종의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표와 소장개혁파 사이의 연대가 다소 느슨해지는 데 때 맞춰 당내 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11일 오전 원희룡 의원이 과거 원내총무 경선에서의 금품 제공설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朴대표는 밤 11시에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사이월드)에 '책임감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 일이 있다. 朴대표는 이 글에서 "앞날을 위해 긴 호흡을 갖기보다는 현재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소신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적었다. 한 핵심 측근은 "당에 이롭지 않은 元의원의 발언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담은 것 같다"고 말했었다.
당내에서 다양한 모임이 탄생하는 데 대해 朴대표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경계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국민이나 당보다 패거리의 이해를 앞세우는 과거식 계보모임이 아닌 이상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朴대표의 이런 스타일이 당내 분화를 가속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그가 종전의 대표들과 달리 내부의 위계 질서나 카리스마를 강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각종 모임이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날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파벌을 만들어 당권을 쥐려는 구태정치는 불가능하다"면서 "당 세력 기반보다는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