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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호랑이’ 고대산에 풀어 놓는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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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백두산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를 산속 방류장에서 야생 상태와 비슷한 환경에서 키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은 한국호랑이보호협회와 내년 중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해발 832m) 평화체험특구 예정지에 시베리아 호랑이 6마리를 들여와 보호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백두산 호랑이’ ‘한국 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남한에서는 일제 시대 이후 출현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현재 과천동물원·에버랜드 등 전국 동물원에서 3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연천군은 러시아 동물보호협회와 관련 협약을 맺고 4억원을 들여 1차로 내년 3월 3마리, 11월에 나머지 3마리를 들여올 방침이다. 우선 고대산 특구 6600㎡에 이중 펜스를 설치해 보호공간을 확보한 뒤 연차적으로 개체 수를 늘려 호랑이 보호지구를 66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천군은 “10대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된 시베리아 호랑이를 야생 상태에서 보호해 그 혈통을 잇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호랑이보호협회 임순남(53) 회장은 “ 시베리아 호랑이는 ‘고려범’으로 불려왔다”며 “우리 민족의 대표 동물인 백두산 호랑이의 혈통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동물생태학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다 자란 시베리아 호랑이 수컷의 활동 범위가 400㎢나 되는 데 비해 연천군의 계획은 최대 0.66㎢(66만㎡)에 불과해 동물원 사육장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과장은 “호랑이를 좁은 곳에 기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관리가 안 돼 탈출한다면 호랑이를 가져온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사람도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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